오후 2시 시작되는 블랙프라이데이 주의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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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연중 최대 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가 한국 시간으로 오후 2시부터 막을 연다. 종료 시간은 내일 오후 5시. 해외직구족(해외 구매를 자주 하는 소비자)들은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눈을 떼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싸다고 마구 사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한국과 달리 주문 후 취소와 반품 절차가 복잡하고 자칫 수수료 폭탄까지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소비자원은 한국 직구족들이 많이 이용하는 해외 온라인 쇼핑몰 9곳의 취소·배송·반품 등 주요 거래 조건을 조사한 결과 일부 쇼핑몰의 거래 조건이 한국 소비자에게 불리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25일 밝혔다. 조사 대상 쇼핑몰은 미국의 샵밥·식스피엠·아마존·아이허브·이베이·월마트, 그리고 일본의 라쿠텐·아마존재팬,  중국의 타오바오다.

일부 쇼핑몰에서는 소비자가 주문을 했다가 마음이 바뀌어 취소를 하고 싶어도 쉽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라쿠텐은 입점 업체에 따라 취소 수수료를 청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샵밥은 주문 후 수정이나 취소가 아예 불가능하고, 이베이는 주문 후 1시간 이내에만 주문 취소가 가능하다. 국내 쇼핑몰은 배송 전에는 대체로 취소가 자유로운 편이지만 일부 해외 쇼핑몰은 그렇지 않기 때문에 주문 전 신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반품 규정도 국내와 차이가 있다. 국내는 반품시 업체가 소비자에게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청구를 할 수 없도록 법률로 금지돼 있다. 하지만 해외는 반품·환불 거래 조건을 쇼핑몰 자율로 정하고 있다. 특히 아마존, 이베이 등 오픈마켓형 해외 쇼핑몰은 입주 업체 별로 반품 불가·반품 수수료 청구 등 소비자에게 불리한 기준을 적용할 수도 있다.

박두현 한국소비자원 시장조사국 국제거래지원팀장은 “해외직구로 예상치 못했던 피해를 막으려면 구매 전 업체가 게시한 거래 조건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쇼핑몰 직접 배송이 아닌 배송 대행으로 물품을 받을 경우 파손이나 분실 피해를 봐도 직접 보상을 받기 어려운 해외 쇼핑몰 규정도 드러났다. 아마존이나 이베이 등 오픈마켓형 해외 쇼핑몰은 입주업체와 소비자 사이의 분쟁 해결을 지원하는 제도가 있지만 배송대행을 이용했다면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박 팀장은 “파손 위험이 있는 물품은 가급적 해외 쇼핑몰 직접 배송 서비스를 이용하고 해외배송 대행 업체를 이용할 때는 정밀 검수·파손 보험·특수 포장 등 별도의 서비스를 신청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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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샵밥, 아마존, 이베이, 아마존 재팬 등은 주문 결제 시 관세선납금을 청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관세선납금은 수입 통관 시 청구될 관·부가세의 추정 금액이다. 하지만 면세 상품인데도 관세선납금을 부과하거나 실제보다 많은 금액을 청구하는 경우도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게다가 차액 환급을 받기까지 2개월 이상이 걸릴 수 있다. 관세선납금 등 최종 결제 금액이 제대로 계산된 것인지 결제하기 전에 잘 따져봐야 한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한국소비자원은 국제거래 소비자 포털(http://crossborder.kca.go.kr)을 통해 주요 해외 쇼핑몰 반품·환불 절차를 안내하고 있어 이를 해외직구 쇼핑 전에 잘 살펴보고 해외직구에 나서는 것도 낭패를 막는 한 방법이다.

성화선 기자 ss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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