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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석 전 주치의 "태반주사 구입 승인한 적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박근혜 대통령 전 주치의 이병석 세브란스병원 원장(산부인과)이 “주치의 재임기간에 태반주사를 비롯한 문제 있을만한 약을 구입하도록 승인한 적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병원 관계자는 24일 이 원장을 대신해 이렇게 전했다. 이 원장은 박 대통령의 초대 주치의로 2013년 5월 임명돼 2014년 7월까지 활동했다. 대통령용 약을 구입하려면 주치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이 원장은 박 대통령이 태반주사를 놔달라고 요청했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그런 요청을 받은 적이 없으며 (그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고 한다. 2014년 6월 태반주사인 멜스몬 주사 50개를 구입한 것에 대해서는 “구입을 승인한 기억이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 원장은 2014년 8월 1일자로 연세대 의대 학장에 취임했고 그 전에 청와대에 사의를 표명했다. 그래서 6월에는 활동을 잘 안 한 시기라고 한다.

이 원장은 평소 “태반주사·백옥주사·신데렐라주사 등은 의학적으로 효과가 입증된 게 없다. 차라리 홍삼을 먹는 게 낫다”고 말해 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이 원장이 주치의로 있을 때는 차움의원의 김상만 의사가 최순실(60)씨 자매를 통해 이런 주사제를 대리 처방해 청와대로 가져와서 대통령에게 놨을 가능성이 있다. 이 원장은 대통령 자문의인 김상만씨가 저녁 시간에 청와대에 들어와서 대통령을 독대해 영양주사를 놓고 간 사실을 보고 받은 적이 있다고 한다. 태반주사·백옥주사 등은 서창석 서울대 교수(현 서울대병원장) 주치의로 취임한 이후에 구입하기 시작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청와대가 2014년 6월 구입한 ‘엠라 5% 크림’은 피부과 자문의의 요청에 따라 주치의(이병석 원장을 지칭) 승인을 받고 구매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약은 성형 시술 전에 피부에 바르는 국소 마취제이다.

신성식 기자sssh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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