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트럼프 정권 실세 쿠슈너 "우리는 머니볼 게임 했다"

중앙일보

입력

“우리는 ‘머니볼(Moneyball, 저비용·고효율의 야구단 운영기법)’ 게임을 했다. 득표 측면에서 어떤 주가 투자 대비 최고 수익률을 내는지 따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사위이자 정권인수팀의 핵심 실세 재러드 쿠슈너(35)는 22일(현지시간)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개발업체 쿠슈너컴퍼니즈 빌딩에서 가진 미 경제전문매체 포브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선 이후 그의 첫 언론 인터뷰다.

쿠슈너는 “트럼프 캠프는 돈이 많이 드는 TV 광고 대신 페이스북 등 SNS와 입소문를 통해 대선 홍보를 해 돈을 아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비용 절감을 중시한 트럼프는 지난해 11월 일리노이주 스프링필드 유세에서 돌아오는 ‘트럼포스 원(Trump Force One·트럼프 전용기)’에서 쿠슈너에게 페이스북을 통한 ‘입소문 마케팅’을 일임했다. 그는 대선 기간 트럼프 캠프에서 일하기를 꺼리는 인재들을 비밀리에 영입하는 일도 담당했다고 밝혔다.

쿠슈너는 “크리스 크리스티 뉴저지 주지사와 측근들을 쫓아낸 배후에 내가 있다는 언론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지난 6개월 간 함께 일해왔다”고 해명했다. 미 언론들은 정권인수위원장이던 크리스티가 갑자기 부위원장으로 강등된 배경에 연방검사 시절 쿠슈너의 아버지를 구속시킨 전력이 작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쿠슈너는 “많은 사람들이 공적인 역할을 맡을 건지 묻는데 그게 가족과 사업을 위해 맞는 일인지 고려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미 연방친족등용금지법에 따라 각료 등 공식 직위에 기용될 수 없지만 백악관 비상임 고문 등의 형태로 트럼프를 보좌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럴 경우 그의 사업과 공적 업무 사이에 이해 충돌이 예상된다.

트럼프의 백인 우월주의 논란과 관련, 쿠슈너는 “69년을 그렇게 살아오지 않은 사람이 선거 때문에 갑자기 인종 차별주의자가 되지는 않는다”고 일축했다. 백악관 수석전략가 겸 선임고문으로 내정된 스티브 배넌에 대해서도 “세간의 평가와 다르다”고 두둔했다.

이유정 기자 uuu@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