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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DS』감염 여부|두달 지나면 알 수 있다|전문가가 말하는 검사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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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요즘 AIDS (후천성 면역 결핍증) 의 무서운 결과에 대해 미국 등 전세계가 공포심을 갖고 있어 이 병이 이제 「피안의 불」만이 아니어서 국민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입안에 염증이 생겼는데…』『체중이 크게 줄었는데…』『수혈을 여러 번 받았는데…』『외국인과 악수를 했는데…』하면서 혹시 AIDS에 걸린 것이 아닌가 하고 불안해하는「AIDS 공포증후군」환자도 많이 있다.
AIDS는 불특정 다수인과의 난교, 동성애자, 상습 마약환자 등에게서 잘 나타나는 질병으로 우리에게는 비교적 드문 병.
그러나 국내 헌협 혈액에 대해 AIDS 항체 검사를 전혀 하지 않고 있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앞으로 닥칠지도 모르는 재앙에 대비하기 위해 실제로 국내에서 어떻게 AIDS검사를 하는지, 그 비용과 진단 시약 등 궁금증을 서울대 의대 조한익 교수 (임상병리과)로부터 들어본다.
우선 검사를 하기 위해 5cc쯤의 혈액을 뽑는다. AlDS 바이러스 (HIV) 가 붙어 있는 시험관에 혈액에서 분리한 혈청을 넣어 반응시킨 후 여기에 특정 효소를 결합시킨 「항인간 혈청」이라 불리는 혈청과 반응시켜 나타나는 색깔에 따라 항체 유무를 알아내게 된다.
이것이 ELISA법 (효소 면역 측정법) 이라는 검사법.
원심분리·희석·효소 처리·배양·세척 등 여러 과정을 거쳐야하기 때문에 소요시간은 사용하는 시약과 방법에 따라 2∼5시간이 소요되나 실제 병원에서 결과를 아는데는 2∼4일이 걸린다.
검사결과 양성이면 과거에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흔적이 있다는 뜻이며 바이러스 존재 여부를 알기 위해서는 확인 검사 (웨스턴 블로트법) 를 해야하는데 최근 ELISA법으로도 이를 확인할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있다.
구미의 보고에 따르면 일반인을 대상으로 했을때 첫 검사에서 0·36%, 재검에서 0·1%가 양성이었으며 확인 검사에서는 양성자의 15%만이 바이러스를 가진 것으로 돼있다.
항체 양성자라고 해서 모두 발병되는 것은 아니며 그중 20%정도만 향후 몇년 안에 발병한다는 것.
감염되면 2주일쯤 후 체내에 바이러스가 나타나기 시작, 1∼2개월 사이에 피크를 이루며 감염 한 달 반 쯤 지나서부터 항체가 나타나기 시작하므로 항체 검사는 그 이후에 해야 의미가 있다.
이 검사는 그렇게 어려운 검사가 아니어서 1백2O여개 종합 병원 (일부 병 의원급 포함)에서 할 수 있으나 실제로 검사를 실시하고 있는 병원은 30여개소이며 확인 검사는 국립 보건원에서만 제대로 하고 있다.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한 중동 취업 근로자가 의무적으로 검사를 받고 있을 뿐 아직까지 개인적으로 검사를 희망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
국내에서 사용되는 시약은 미국의 ENI사·애보트사 등의 수입품으로 검사 비용은 1만∼1만6천원 정도이나 최근 관세(25%)가 면제돼 그만큼 내릴 것으로 보인다.
얼마전 국내 모제약 회사에서 진단 시약을 개발해 허가를 거쳐 제품화되면 2천∼3천원 정도에 검사할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런 특수 시약은 감수성이나 특이성 등 신빙도가 외제에 비해 조금도 손색이 없어야 한다.
그간 간염이나 간암 진단 시약 등 국산 시약의 예로 보아 새로 개발했다는 이 시약도 오랫동안 임상 시험을 해 봐야 알수 있겠지만 수입품만큼의 신빙성이 있을지는 의문이다.
한편 현재 국내에서는 헌혈 혈액에 대한 AIDS 항체 검사는 전혀 하지 않는데 혈액수가가 다소 높아지더라도 반드시 검사를 의무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미국이 지난해 5월, 일본이 10월부터 반드시 검사하고 있는데 우리도 더 확산되기 전에 의무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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