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만 달러 사나이’ 테임즈, NC에 남을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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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올해 프로야구 NC에서 활약한 에릭 테임즈(30·미국·사진)에게 해외 팀들의 러브콜이 쏟아지고 있다. 미국과 일본 프로야구 팀들이 치열한 영입 경쟁에 나섰다.

ESPN “MLB 가면 2년 1200만 달러”
일본 소프트뱅크와도 입단 협상

미국 ESPN은 “메이저리그(MLB) 구단들이 한국에서 3년간 뛴 테임즈를 눈여겨보고 있다. 테임즈는 올 겨울 MLB 자유선수계약(FA) 시장에서 와일드카드가 될 수 있다”고 21일 전했다. ESPN은 또 “테임즈가 MLB에 복귀하면 2년에 1200만 달러(약 142억원), 3년이면 1500만~1800만 달러(약 178억~213억원) 수준으로 계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테임즈가 MLB에 뛴다면 연 평균 600만 달러(약 71억원) 정도를 받을 거라는 예상이다. 테임즈가 올해 NC에서 받은 연봉은 150만 달러(약 18억원)였다.

테임즈는 지난 2008년 MLB 신인 드래프트에서 전체 219번째로 토론토의 지명을 받았다. 마이너리그를 거쳐 2011년 빅리그에 데뷔한 그는 첫 해 95경기에서 타율 0.262·12홈런·37타점을 올렸다. 이듬해 시애틀로 트레이드된 이후에도 테임즈는 타율 0.232·9홈런·25타점에 그쳤다. 파워가 뛰어났지만 선구안이 나빴고, 외야 수비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지 못했다. 왼손 타자인 그는 오른손 투수가 선발로 나설 때만 경기에 나섰다. 2013년에는 두 차례나 팀에서 방출돼 빅리그에 오르지 못했다.

결국 테임즈는 28세의 나이에 한국행을 택했다. 2014년부터 3년 동안 NC에서 뛰며 통산 타율 0.349, 124홈런·382타점을 기록했다. 3년간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는 22.69로 프로야구 전체 선수 가운데 가장 높았다. 지난해에는 한국 프로야구 최초로 40홈런(47개)-40도루(40개)를 기록하며 정규시즌 최우수 선수(MVP)에 뽑혔다. 3년 전보다 테임즈의 파워와 정확성은 모두 눈에 띄게 향상됐다. 1루수로 전향하면서 수비에서도 안정감을 보이고 있다.

MLB 팀 중에서는 샌디에이고, 오클랜드, 탬파베이 등이 테임즈 영입에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소프트뱅크가 테임즈와 협상 중이라고 산케이스포츠가 지난 19일 전했다. 소프트뱅크는 2015년 일본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던 이대호(34·전 시애틀)가 MLB로 떠난 뒤 장타력 부재에 시달리고 있다. 한국에서 연 평균 41홈런을 때린 테임즈라면 소프트뱅크의 4번타자로 손색 없다.

NC 역시 테임즈를 잡고 싶어한다. 그러나 몸값이 3배 이상 치솟은 게 부담스럽다. NC는 테임즈와 협상을 진행하면서도 그의 이적에 따른 대안도 마련하고 있다. 테임즈는 ESPN과의 인터뷰에서 “빅리그 복귀에 대한 생각을 몇차례 했다”면서도 “내년에 내가 어느 팀에서 뛰는지 지켜보자”며 여운을 남겼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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