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 교수, 정유라 과제물 대신 해줬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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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최순실(60·구속)씨의 딸 정유라(20)씨의 이화여대 입학과 각종 특혜에 개입한 최경희 전 총장 등 교직원 18명을 교육부가 고발 또는 수사 의뢰 조치한다. 18일 이준식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이화여대에 정씨의 입학 취소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교육부 “입학 취소 요구할 것”
학계 “이대가 지시자 밝혀야”

정씨는 2015학년도 입시에서 체육특기생으로 이화여대에 지원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당시 입학처장은 면접위원들에게 “수험생 중 금메달리스트를 뽑으라”고 요청했다. 정씨는 입학처장의 허가를 받아 원서접수 마감 이후 획득한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면접위원들에게 보여줬다. 면접위원들은 정씨에게 높은 점수를 줬고, 서류점수가 정씨보다 앞선 지원자 2명은 “전성기가 지나 발전 가능성이 없다”며 낮은 점수를 매겼다. 결국 서류점수에선 9등으로 합격권 밖이었던 정씨가 면접을 거친 뒤 6등으로 올라 최종 합격했다.

특혜는 입학 후에도 계속됐다. 정씨는 2015년 1학기부터 올해 여름학기까지 총 8개 과목의 수업에 불참했고, 출석대체 자료를 제출하지 않았지만 출석을 인정받았다. 또 과제물을 내지 않거나 부실한 과제를 제출했는데도 학점을 인정받았다. 이 과정에서 지도교수였던 이인성 의류산업학과 교수는 정씨의 과제를 대신 해준 것으로 밝혀졌다.

교육부는 정씨의 입학·학사관리 특혜 제공과 관련해 혐의가 인정되는 교직원 18명에 대한 징계 수위를 다음 주 결정한다. 최씨 모녀와 최 전 총장은 검찰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그러나 교육부 감사는 특혜 제공에 적극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김경숙 전 신산업융합대학장과 이 교수의 연구비 부당 수주 의혹, 학교가 특혜를 제공한 대가로 정부 재정 지원 사업에 선정됐다는 의혹 등은 밝혀내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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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화여대는 “교육부 감사와 재단의 조사 결과 등을 고려해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이나영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이화여대가 누가 지시했는지 스스로 고백하고 잘못을 사과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민희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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