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사람 살리는 신약 개발, 인공지능에 맡긴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일본이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신약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신기술의 힘을 활용해 신약 개발기간을 줄여서 제약산업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일본 제약·IT 업체들 손잡고
신약분야 특화 AI 개발 추진
성공 확률 높이고 기간도 단축

니혼게이자이신문은 16일 일본의 다케다 약품공업, 후지필름, 시노오기제약과 후지쓰·NEC 등의 정보기술(IT) 기업들이 힘을 합쳐 신약개발에 특화된 AI를 개발해 신약후보 물질 발굴에 나서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AI 개발과 신약 발굴에 참여하기로 한 기업은 총 50곳으로, 100명에 달하는 연구팀을 꾸려 공동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정부 산하 이화학연구소와 교토대 연구진도 개발에 참여한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이뤄진다. 일본 문부과학성은 AI를 활용한 신약개발 사업에 25억엔(약 260억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닛케이는 정부의 지원금이 100억엔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했다.

통상 신약개발에는 최소 9년에서 최장 17년이 소요된다. 특정 질환을 치료할 수 있는 후보물질을 찾아내는 데 2~3년이 걸린다. 치료제로 쓸 수 있는 후보물질을 찾아냈다 하더라도 비(非) 임상실험(3~5년)과 임상실험(3~7년)을 거쳐서 안전성과 효과를 확인해야만 실제 약으로 시장에 출시할 수 있다. 제약회사들이 약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승인 단계를 거쳐야 하는데 이마저 1~2년이 소요될 정도로 약 하나가 시장에 출시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이런 복잡한 과정 때문에 실제로 신약 개발에 성공하는 확률은 2만~3만 분의 1에 불과하다. 스위스의 로슈와 노바티스, 미국의 화이자와 같은 오랜 제약 강자들에 밀려 일본 최대 제약회사인 다케다를 비롯한 일본 제약회사들은 10위권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닛케이는 “신약개발에 특화된 AI를 활용하면 개발기간을 단축할 수 있을 것”이라며 “3년 뒤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을 목표로 해외 IT기업과 제약회사도 연구에 참여시킬 예정”이라고 전했다. 신약 개발과 관련된 논문과 교토대 병원의 임상정보, 각종 질환 정보를 AI를 통해 분석해 신약 후보 물질을 찾는 방식이다. 부작용 우려가 있는 물질을 조기에 제외시켜 약 개발에 소요되는 비용을 줄이거나, 대체약을 개발하면 약값을 낮추는 것도 가능하다.

김현예 기자 hy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