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기 2037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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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서기 2037년. 파리와 필라델피아에 홍수경보가 내려졌다. 뉴욕시가는 1·2m의 물 속에 잠기고 대부분의 시민은 내륙으로 떠내려갔다. 브라질과 인도, 지중해연안 일대에는 백내장과 헤르페스,간장염이 유행한다.
피부암환자는 10년째 계속 무섭게 늘어나 전세계에서 5억명 이상이 이 병에 시달리고 있다.
이것은 단순한 공상소설이 아니다. 지구의 환경을 보호하기 위해 지금 당장 어떤 과감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앞으로 50년후의 지구는 이렇게 바뀔지 모른다고 이번 주 뉴스위크지는 경고하고 있다.
「자연의 보복」이라는 제목으로 꾸민 이 특집을 보면 다음 반세기동안 지구의 온도는 평균 섭씨 1·5도에서 4·5도까지 높아진다. 따라서 남북극의 빙산을 녹여 세계의 해수면을 25cm에서 최고 1·5cm까지 올려 는다. 해안 도시들이 완전히 바다물에 잠기는 것은 물론이다. 태양의 자외선으로부터 지구를 보호하고 있는 대기권의 오존층이 계속 파괴되고 있기 때문이다. 더구나 남극지방 상공에는 커다란 「오존구멍」이 뚫려 있다.
이 구멍은 매년 커지며 특히 9, 10월에 발달되는데 이 기간 남극상공 성층권의 오존 함유량이 40%나 감소된다는 사실이 최근 확인되었다. 바로 「온실효과」를 가속화시키는 현상이다.
이처럼 성층권의 오존농도가 계속 낮아지면 우선 식물의 엽록소 감소, 광합성 작용의 억제등으로 농작물 수확이 크게 줄어든다. 또 소·돼지등 가축은 암 발생률이 높아지고 일사병에 걸릴 위험이 높다.
수중생물은 플랑크톤이 줄어들기 때문에 물고기 먹이 연쇄현상에 의해 모든 수중생물이 멸종될 것이다.
특히 사람의 경우는 몸안에 있는 세포핵의 염색체를 파괴시켜 세포의 증식을 막아 피부암을 일으키고 또는 병에 대한 면역성도 감퇴시킨다. 에이즈의 류가 아니다.
문제는 무엇이 오존층을 파괴하는 범인이냐 하는 것. 지난 74년 그 주범은 우리가 집에서 흔히 쓰는 에어로졸(연무제). 깡통의 분사제인 CFC라는 인공화학약품임이 밝혀졌다. 냉동시설의 냉매로도 쓰이는 이 CFC의 생산은 계속 늘어나 미국을 비롯한 서방세계의 생산량은 75만t, 소련은 6만t이나 된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70년후에는 오존의 9%가 파괴된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인류가 눈앞의 편익만을 도모하다가는 언젠가 자연으로부터 크나 큰 보복을 당할 것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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