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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증권거래위원장 1월에 조기 사임…트럼프발 월가 규제 완화 신호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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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화이트 위원장

화이트 위원장

뉴욕 월가 금융 규제를 이끌었던 메리 조 화이트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조기 사임한다. ‘트럼프발(發) 규제 해체’의 신호탄으로 풀이된다.

화이트 위원장, 규제 선봉 섰던 인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화이트 위원장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퇴임하는 내년 1월 사임할 것이고 이는 2019년까지인 정식 임기보다 2년 이상 앞선 것이라고 1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장의 교체는 SEC에 매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SEC는 2010년 제정된 ‘도드-프랭크법’을 기반으로 금융시장 규제 강화에 초점을 맞춰 왔다. 2013년 4월 임기를 시작한 화이트 위원장은 그 선봉에 섰다.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알고리즘 트레이딩’과 장외익명거래소(다크풀) 통제 강화, 금융사기 감시 강화, 뮤추얼펀드에 파생상품 사용 규제 등이 대표적인 업적으로 꼽힌다.

그러나 SEC 위원장에 공화당 측 인사가 지명될 경우 그동안 시행했던 강력한 금융 규제들이 백지화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실제 트럼프는 후보 시절 도드-프랭크법 폐지를 금융 분야 공약으로 내세웠다. 헌튼&윌리엄스파트너의 스콧 킴펠 변호사는 “이제 도드-프랭크법의 모든 것이 공중에 떠 버렸다”고 말했다. 월가는 대선기간 당선 가능성을 감안해 힐러리 클린턴을 지원했지만 정작 자신들이 ‘불확실성 맨(Mr. Big Uncertainty)’으로 불렀던 트럼프로부터 규제 완화라는 선물을 받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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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C는 민주당과 공화당 위원 각각 2명과 대통령이 지명하는 위원장 1명으로 구성된다. 위원장이 표결의 최종 선택권을 갖게 되는 구조다. WSJ는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들이 전 공화당 SEC 위원인 폴 앳킨스를 차기 위원장 후보로 꼽고 있다고 전했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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