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MCA 성교육 상담실 토론회|청소년 성 무방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대한가족교육협회를 중심으로「조기성교육」의 필요성이 활발히 논의되기 시작한지 10년, 서울시교육연구원이 만든 교사용『성교육자료집』이 전국 유치원과 초·중·고교에 배부된지 4년, 국내 최초의 청소년성교육및 성문제 상담기관인 서울YMCA 청소년성교육상담센터가 개설된지 3년이 됐다.
그러나 성에 대해 너무 모르거나 불법 비디오 테이프및포르노잡지 등을 통해 알기는 알되 크게 잘못 알아서 갖가지 문제를 일으키든가, 혼자 고민하는 청소년들이 흔하다. 부모나 교사들은 성교육의 필요성을 점점 널리 인식하고 있으나 그 구체적인 방법을 몰라 대충 얼버무리거나 청소년들의 단순한 질문에 화내며 꾸짖기도 하는실정.
이같은 사실은 개설 3주년을 맞은 YMCA성교육상담센터가 19일 마련한 특별토론회에서 새삼 확인되었다.
지난 3년간 이 상담센터가처리한 7천1백76건의 상담사례를 중심으로 「청소년성교육상담의 변화」 를 발표한 박은선상담원.
그는 『초기에는 학교나 가정에서 아주 기본적인 성교육만 받았어도 알만한 성지식에 대한 질문이 대부분이었으나 요즘은 성문제로 생겨난 심각한 갈등이나 정서불안 등으로 상담을 원하는 청소년이 점점 늘고 있다』고 밝혔다.
만24세이하인 청소년 남자들의 경우 성기관·생리현상·임신및출산등에 관한 성지식을 묻는 상담이 약26% 가장 많으며, 다음은 자위행위 18%, 성욕구 15%, 이성관계 12%등의 순. 청소년여자의 경우는 성지식에 대한 질문이 30%이며 이성관계 19%, 성욕구 10%, 임신8%등이다.
특히 청소년 남자 중에는 근친상간에 관한 상담이 67건 (여자2건), 직접적 성관계에 관한 상담이 1백95건(여자33건)으로 여자의 경우보다 훨씬 많은 편이다.
또 상담을 원하는 남자가 전체의 67%, 여자가 33%이며 여자의 비율은 계속 감소추세다. 박상담원은 『남자들이 보다 적극적·현실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드는데 비해 여자들은 더이상 어쩔도리가 없어질때까지는 혼자 고민하기 때문인것 같다』고 설명한다.
그는 또 소극적이고 비사교적인 청소년이 대화할 만한 친구가 없으니까 어머니에게 성에 대해 물었다가 당황한 어머니가『쓸데없는 소리말고 공부나 해』라며 면박주는 바람에 더욱 자위행위에 골몰하면서 우울증에 빠진 청소년의 사레를 들면서『부모의 몰이해가 빚는 청소년들의 성문제도 적지않다』고 말한다.
그는『이 상담센터를 찾은 성인여자의 61%는 자녀의 성문제로 인한 고민때문이었다』며『성개방시대에 자녀를 기르면서 이런 문제들을 그럭저럭 넘겨버리려는 것은 무리』라고 강조한다. 더구나 상담기관들의 상담시간에는 학교에서 공부해야하는 청·소년들이 대부분이고, 상담내용들에 비춰볼때 학교에서의 성교육도 아직은 제대로 이뤄지지않는 실정이므로 부모들의 성교육및상담이 보다 적극적으로 이뤄져야할것 같다는 얘기다.
한편 Y상담원 재교육을 맡고 있는 신경과전문의 최종진박사는 「청소년 성상담의 전문화방안」에서 『미혼여성이거나 젊은 주부인 상담원들중에는 놀랍도록 노골적인 청소년들의 성상담 내용에 당황하거나 화까지 내지만 사실상 여러가지 정신적인 문제들이 성적인 것으로 나타나는 것인만큼 그 원인을 이해하고 청소년 자신에게도 그점을 이해시켜야한다』고 말했다. <금경희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