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국내 생산직 평균임금 해외공장 근로자의 5~10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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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현대자동차 등 해외에 진출한 주요 대기업의 국내공장 생산직 평균임금이 해외공장 근로자의 임금보다 5∼10배나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이들 기업의 1인당 국민소득 대비 임금 총액도 한국 공장이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은 31일 화섬·가전·화학·자동차·수지·가전부품 등 6개 업종별 대표기업 6개사의 21개 생산현장을 대상으로 조사한 ‘해외 진출 국내기업의 국내외 임금비교’자료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6개 기업의 국내 생산직 평균연봉은 약 3천6백만원.

그러나 이들 기업이 운영하고 있는 중국 현지공장의 생산직 평균 연봉은 국내 공장의 10분의 1도 안 되는 약 3백40만원에 그쳤으며, 중국을 포함한 해외 9개국(미국·멕시코·터키·말레이시아·헝가리·인도·인도네시아·베트남) 전체 공장 근로자의 연봉도 7백만원에 불과했다. 미국 현지공장을 제외하면 해외 전체 공장의 평균연봉은 5백60만원으로 낮아진다.

업종별로는 가전산업의 임금 격차가 가장 컸다. 국내 생산직 직원의 평균연봉은 3천4백여만원이지만 중국 현지공장은 2백99만원, 인도네시아 공장은 1백60만원으로 국내 공장의 8.7%와 4.6%에 그쳤다.

국내 생산직 근로자의 연봉이 가장 높은 자동차도 국내 공장은 4천4백여만원이지만 터키 공장은 1천만원, 인도는 2백99만원에 불과했다.

화섬산업은 미국 현지보다 국내공장의 연봉이 더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는 3천6백15만원이지만, 미국 공장은 3천3백35만원으로 나타났다. 베트남의 화섬공장은 1백31만원, 중국은 2백44만원에 그쳤다.

또 1인당 국민소득과 비교했을 때 국내 생산직 연간 임금은 국민소득의 3.2배로, 중국의 2.9배와 해외전체의 2.8배로 나타났다. 미국과 멕시코의 연간 생산직 임금은 1인당 국민소득의 0.8배에 불과했다.

이에 대해 한경연 이수희 기업연구센터 소장은 “근로자들의 근속연수와 근로시간수를 감안하지 않은 문제는 있다”면서도 “그러나 국내외 공장 간 임금 격차가 매우 심각함을 알 수 있으며, 이는 국내 산업공동화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제주=김영욱 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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