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송곡 방송" "암살 실패" 소문 줄이어|해외서 본 김일성 피살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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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나카소네 확인 지시>
「나카소네」 (중증근강홍) 일본 수상은 17일 북한 김일성의 사망설에 대한 기자들의 논평을 요구받고 『그 같은 정보를 들었으나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외무성에 확인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동경에는 중공 국가 주석 이선념이 지난 10월초 평양을 방문하기 전에 북한군 일부가 김의 암살을 시도했으나 실패하자 암살 기도 가담자들은 중공으로 도주했으며 북한이 중공 측에 이들을 돌려줄 것을 요구해오던 중 이 사건에 가담했던 나머지 일파들이 결국 김을 암살했다는 소문도 있다.
또 김은 피습을 당한 후 잠시 살아있었으나 곧 사망했다는 설도 나돌고 있다.
김일성 암살설은 15일 하오 외부 인사가 공안 조사청에 경시청의 정보라며 제보 겸 확인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크게 유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설은 17일에 들어서는 더욱 확산, 『북괴 방송에서 장송곡이 흘러나왔다』 『판문점 북한측에 반기가 걸려 있다』 『북괴군이 휴전선 대남 방송을 통해 김이 사망했다고 했다더라』는 등으로 눈덩이처럼 커졌고 주 중공 북한 대사가 지난 11일 돌연 평양으로 돌아갔다는 설도 유포되었다.
북경의 몇몇 외국 공관장들은 김일성이 피살됐다는 「소문」을 들었다고 말했으나 이들 중 아무도 이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북한 대사관의 한 직원은 김일성이 사망했느냐는 질문에 대해 『전혀 모르는 일』이라며 『어디서 이런 얘기를 들었느냐』고 반문했다.
북경에 있는 비교적 큰 규모의 북한사관은 이날 평시처럼 문을 열고 통상적인 업무를 보고있다.

<위컴, 스케줄 안 바꿔>
중공 방문 2일째를 맞고 있는 「존·위컴」 미 육군 참모총장은 김일성의 암살설에 대한 보고를 받았으나 그의 스케줄을 바꾸지는 않았다고 한 외교관이 말했다.
최근 평양을 방문했다가 북경으로 돌아온 한 동유럽 소식통은 북한의 수도 평양에 김일성과 군부 사이에 불화설이 나돌았었다고 전했다.
이 소식통은 『지난 2일 북한 최고인민회의 선거가 있기 전후 2일 동안 평양에 머물렀었는데 당과 정부의 고위 관리 모두가 선거에 참가했으나 단 한사람 인민 무력 부장 (오진우) 만 선거에 불참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이어 『김일성의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일과 항상 동행했던 인민 무력 부장이 불참했다는 것은 놀랄만한 사태 발전이었다. 특히 군부내의 불화설과 함께 나타난 이 같은 현상은 매우 놀랄만한 일이었다』고 부연했다.
인도 주재 북한 대사관 관리들은 17일 김일성의 사망보도는 오보라고 주장했다.
북한 대사관 1등 서기관 이동원은 이날 로이터 통신에 『김일성이 암살됐다면 우리가 통보를 받았을 것이며 평양 방송이 오늘 아침 영화 음악을 내보낼리 없다』고 지적, 『내 생각으로는 그 같은 보도는 사실이 아니며 사실상 남한의 흑색 선전』이라고 주장했다.

<소, 아무런 논평 없어>
소련의 관영 보도 매체들은 김일성이 피살됐다는 17일 서울과 동경으로부터의 외신에 아무런 논평도하지 않고 있다.
모스크바에 있는 아시아권 소식통들은 통상 북한 외교관들도 참석하는 소 연방 최고 회의 개막식이 이날 개회 될 것이라면서 이때 김의 사망 여부에 관해 자세한 정보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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