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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비만, 성조숙증과 관련있어…원인은 과도한 체지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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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비만이 성조숙증과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과도한 체지방이 부신(콩팥에 있는 내분비기관)에서 분비되는 효소를 활성화시켜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미정ㆍ김신혜 상계백병원 교수팀은 사춘기 이전인 7~13세 여아 242명의 체지방량과 부신 효소의 관계를 분석한 논문을 17일 공개했다. 성조숙증은 가슴이 커지고 음모가 나는 등의 '이차 성징'이 여아는 8세 이전, 남아는 9세 이전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연구팀은 조사 대상의 체지방량과 성조숙증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진 남성호르몬(안드로겐)의 농도를 비교했다. 그 결과 체지방이 많은 과체중ㆍ비만 여아는 그렇지 않은 여아와 비교해 안드로겐의 일종인 '디히드로에피안드로스테론'(DHEA) 농도가 1.4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처럼 안드로겐 농도가 높아진 이유는 부신에서 분비된 효소 ‘17,20-lyase’가 활성화됐기 때문이라고 봤다. 분석 결과 체지방이 많은 여아는 '17,20-lyase'의 활성도가 1.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결국 체지방이 부신 효소를 활성화시키고 이러한 효소가 성조숙증을 일으키는 안드로겐도 늘리는 식이다.

성조숙증은 뇌에서 활성화되는 ‘중추성’, 부신과 난소 등에서 활성화되는 ‘말초성’으로 나뉘는데 이번 연구는 비만이 말초성 성조숙증과 연관된다는 점을 규명했다. 연구팀은 "아동의 체지방을 조절해야 성조숙증의 원인이 되는 부신효소 활성화를 막을 수 있다"고 밝혔다. 이번 논문은 미국 학회지 ‘The Journal of Clinical Endocrinology & Metabolism’ 최근호에 게재됐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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