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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킬러…용의 귀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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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LG 7 - 0 넥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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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1번타자 김용의가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펄펄 날았다. 내야와 외야에서 모두 자리를 잡지 못하고 주전에서 밀려나 2군으로 강등되는 설움을 겪었던 김용의는 이날 4타수 3안타·2타점의 맹활약을 펼쳤다. 5회 초 2타점 2루타를 터뜨린 뒤 환호하는 김용의. [뉴시스]

프로야구 LG가 김용의(31)의 맹활약을 앞세워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승제) 첫 판을 따냈다. LG는 1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준PO 1차전에서 넥센을 7-0으로 완파했다. 이제까지 준PO 1차전에서 승리한 팀이 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경우는 총 25번 중 21차례(84%)나 된다.

내야수 경쟁 밀려 외야수 된 김용의
2군 오가며 2년 동안 연봉 40% 깎여
넥센 상대 1번 타자로 2타점 3득점
3안타 2타점 박용택과 승리 합작
소사 6이닝 무실점으로 마운드 지켜

넥센만 만나면 펄펄나는 1번타자 김용의가 이날도 LG공격을 이끌었다. 1회 초 첫 타석에서 내야안타로 출루한 김용의는 2번타자 이천웅의 투수 땅볼 때 2루를 밟았다. 박용택의 안타로 3루를 향한 그는 히메네스의 땅볼이 1루쪽으로 느리게 구르자 잽싸게 홈을 파고 들어 선취점을 올렸다.

LG 공격의 해결사도 김용의였다. LG는 1-0으로 앞선 5회 초 선두타자 양석환의 볼넷, 정상호의 안타, 손주인의 희생번트를 묶어 1사 2·3루를 만들었다. 김용의는 넥센 선발 맥그레거의 높은 공을 받아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때렸다. 3-0. 김용의는 박용택의 우전안타 때 다시 홈을 밟았다. 김용의는 7회 초에도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박용택의 적시타 때 득점했다. 4타수 3안타·2타점·3득점을 올린 김용의는 준PO 1차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김용의가 이날 넥센을 상대로 맹활약을 펼치자 ‘용의 귀환’이란 말이 나왔다. 김용의는 “높은 코스를 좋아하는데 5회엔 상대 투수가 실투를 한 것 같다. 어떻게든 방망이에 맞혀야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로 나간 게 주효했다”며 "슬럼프 때 용택이 형이 알려준걸 따라하기 시작했는데 결과가 좋았다”고 말했다. 박용택도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리며 제 역할을 다해냈다.

전천후 내야수였던 김용의는 지난해 양상문 감독의 권유를 받고 외야수로 전향했다. 발이 빠르고 수비력도 괜찮았지만 주전이 되기에는 경쟁력이 부족했던 게 사실이었다. 그러나 김용의는 외야로 나간 뒤에도 이병규(등번호9)·이진영(현 kt) 등 베테랑들에게 밀렸다. 지난해 6월 외국인 3루수 히메네스가 영입된 뒤로는 정성훈·양석환이 1루수로 자리를 잡았다. 내·외야 어디에도 자리를 잡지 못했던 김용의는 지난해 7월 이후 1군에 올라오지 못했다. 연봉도 2년 전(1억원)보다 40% 줄어든 6000만원으로 깎였다.

올해 7월 김용의에게 기회가 찾아왔다. 지난 7월 19~2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넥센과의 3연전에서 김용의는 7타수 5안타·3도루를 기록했다. 이후 양 감독은 김용의를 1번·중견수로 계속 기용했고, 그는 후반기 LG 9연승(8월 3~12일)의 선봉에 섰다. 김용의는 지난 11일 KIA와의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에선 0-0으로 맞선 9회 말 끝내기 희생플라이를 때렸다. 이어 자신이 가장 강했던 넥센(상대 타율 0.543·35타수19안타)을 맞아 맹타를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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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사

LG 선발 소사도 정규시즌 넥센전(1승 평균자책점 5.63)보다 좋은 경기를 펼쳤다. 6이닝 동안 8안타를 맞았지만 1회와 4회 두 차례 만루 위기를 넘기며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지난 2014년 PO 1차전에서 소사는 넥센 선발로 나서 LG를 상대로 4와3분의1이닝 동안 3실점하며 넥센의 6-3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해 LG로 이적해 이날 옛 동료들을 상대로 승리투수가 된 소사는 “이게 야구의 매력이다. 동료들이 잘 도와줘서 이겼다”며 기뻐했다. 준PO 2차전은 14일 오후 6시30분 고척돔에서 열린다. 넥센은 밴헤켄, LG는 우규민을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양팀 감독의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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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상문 LG 감독

와일드카드 결정전 2경기를 치르고 난 뒤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 속에 부담없이 경기를 치렀다. 선발 소사의 투구가 위력적이었고, 포수 정상호의 볼배합도 영리했다. 5회 무사 1·2루에서 손주인에게 희생번트를 지시한 건 김용의가 해결해 줄 거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히메네스와 채은성의 컨디션이 조금 더 올라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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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경엽 넥센 감독

1회와 4회 두 번의 1사 만루 찬스를 살리지 못하면서 계속 끌려갔다. 오늘은 LG가 잘했다. 야구는 찬스에서 강해야 이길 수 있다. 포스트시즌 첫 경기를 치르다보니 선수들이 다소 긴장한 거 같다. 내일은 에이스 밴헤켄이 선발로 등판한다. 꼭 이겨야 한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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