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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돈없고 빽없는 사람의 변호사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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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없고 빽없는 사람의 변호사

1999년 2월 전북 완주에서 할머니를 무참하게 살해한
‘삼례 나라슈퍼 3인조’.

범인으로 붙잡힌 청년들은
지적장애인에 한글도 쓰지 못하는데
3장의 범행 자술서를 썼고 99년 말 형이 확정됐습니다.

심지어 형 확정 뒤 진범이 나타나
자백을 했는데도 경찰은 “혐의가 없다”며 내사를 종결했습니다.

지적 장애인에 취약 계층인 청년들은
처지를 호소할 곳도 없이 그렇게 억울한 옥살이를 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렇게 묻힐 뻔한 사건을 세상으로 끌어내고
재심을 이끌어 낸 건 바로 박준영 변호사.

이 사건 뿐만 아니라 2000년
10년 동안이나 억울하게 옥살이한
‘약촌오거리 살인 사건’의 재심도 이끌어냈습니다.

그의 의뢰인들은 하나같이
가난하고 못 배웠으며 지적장애가 있거나 자기 표현을 못하는
돈 없고 ‘빽’없는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런 이들을 무료로 변호하다 보니
박 변호사는 파산 위기까지 몰렸습니다.
사무실 월세가 열달째 밀렸고, 마이너스 통장은 1억원 한도가 다 찬 지 오랩니다.

“일단 살고 봐야하겠습니다”

결국 박 변호사는 지난 8월
포털사이트 다음의 크라우드펀딩 플랫폼에
자신의 사연을 올리며 사회에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사회는 그의 구조 요청을 무시하지 않았습니다.
사흘 만에 펀딩 목표치인 1억원을 돌파했고,
모금이 진행중인 13일 현재 4억4476만원이 모였습니다.

“사회적 약자를 생각하고 정의를 바라는
시민들의 마음이 이렇게 크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가까스로 파산 위기를 면한 그는
앞으로도 사회적 약자의 권리 침해를 막는 일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억울하고 힘없는 자들의 누명을 벗기는 데
앞장서다 파산 위기에까지 몰린 박준영 변호사.
그가 앞으로도 정의로운 변론을 할 수 있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기획: 이정봉 기자 mole@joongang.co.kr
구성: 박범준 인턴 park.beomjune@joongang.co.kr
디자인: 강지원 인턴 kang.jiwon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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