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어나는 가짜 외제 상품|진짜보다 값싼 점이 특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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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가짜 외제상품이 늘어났다.
가짜외제의 범람이 어제오늘 얘기는 아니지만 수입 자유화 물결을 타고 「재고덤핑」 등의 그럴싸한 명목으로 한층 활개를 치고 있다.
국산품에다 버젓이 해외 유명상표를 달고 있는 물건들이 어떻게 어디서 팔리고 가짜에 속아넘어가지 않는 방법은 없는지 알아본다.

<실태>
요즘 가짜외제는 값이 진짜의 절반도 채 안될 만큼 싼 것이 특징. 최근 수입자유화로 상표도입이나 기술제휴 상품이 늘어난 점을 이용, 「재고처분」 「불합격품」등의 명목으로 덤핑을 가장하는 것.
『가짜외제 덤핑행세는 소비자들의 외제선호 허영심과 실속을 차리는 최근의 소비패턴을 교묘히 파고든 상술』이라는 프랑스 특허협회 한국지사 김용철 부장 (32) 의 말이다.
4년 전까지의 가짜외제는 으례 제값의 3∼10배까지 받았으며 그래야만 잘 팔렸었다. 그러나 요즘은 (주)서광이 들여온 프랑스 「라코스떼」 티셔츠 가격이 2만∼2만7천 원인데 가짜는 3천∼6천 원. 국내 사용권자가 없는 「루이뷔똥」 이나「구찌」핸드백은 진짜 수입품이 20만∼30만원인데 반해 가짜는3천∼6천 원. 또 4만∼8만원의 「필라」티셔츠는 3천∼5천 원 짜리가 판을 치고 있다는 것.
이같은 가짜 외제품의 주무대는 명동·충무로 등 고급상가로부터 평화시장· 이태원·남대문· 영등로 시장일대 등 일반상가로 확산되었다.
특허청은 지난달 8∼13일 5일간 아시안게임 동안의 유통질서를 바로 잡기 위해 서울 시내 주요 시장과 백화점 및 지하상가 등 2천5백30개 업소를 상대로 단속을 펴 모두 2백50개 업소에서 6백75건의 가짜 외제를 적발했다.
상가별로는 평화시장 일대가(1백52건) 가장 많았고 이태원 상가와 남대문시장이 1백11건으로 이들 3개 지역이 거의 40%를 차지했다..
이밖에 소공동·명동·무교동·신촌·청량리 등 시내 중심상가에서 2백66건(39·4%), 영등포시장을 포함한 고속버스터미널·영동 등 강남지역 상가에서도 1백46건(21·6%) 의 가짜외제가 적발됐다.
도용상표는 40여종으로 이탈리아의 「필라」 가 68건으로 가장 많았고 플레이보이·구찌·루이뷔똥· 라코스떼· 아놀드 파마· 나이키· 이브 생 로람· 엘리제· 피에르 가르뎅·아디다스 등의 순으로 많이 나돌았다.
가짜 물건은 티셔츠·청바지·점퍼·양말 등 의류가 4백16건으로 61·6%였고 가방류가 16% (1백8건), 신발이 8·6%였으며 혁대· 지갑·라이터 등의 순.
한편 최근 검찰에 걸린 가짜 외제 중에는 안경·시험용 약품· 화장품· 과일 통조림·양주에서 비타민·우황청심환·편자환 등 의약품까지 있어 소비자들을 아연케 했다.

<구별방법>
외국상표 도입 업체들이 재고를 처리할 때는 보통 라벨에 줄을 긋거나 품질표시 일부를 잘라내 놓는다. 그러나 이것까지 모방하는 수도 있어 완전히 믿을 것은 못된다.
가짜의 흔한 허점으로는 상표 글자는 외제를 모방하고 라벨은 자기 것을 곧잘 사용, 가짜수입품의 경우 원산지 표시를 「메이드 인 코리아」 로 많이 한다는 점. 또 라벨에 검사필마크가 대부분 없고 꼬리표에는 품명·가격·치수·품질표시등이 안돼 있다.
품목이나 회사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의류의 경우 사이즈 표시를 인치나 센티미터로 하는 것도 가짜는 「엑스라지」 「라지」 「미디엄」등으로 적는 것이 많다. 또 정상품이 주로 원단을 한가지만 쓰는데 비해 가짜제품은 혼방(TC)으로 얇은 게 보통.
가방처럼 지퍼가 사용되는 제품에는 대개 진품은 지퍼에 고유마크를 찍어내나 가짜는 YKK 일색이다.
이처럼 가짜에 속지 않으려면 마지막 마무리 상태등 세세한 부분을 살펴보는 것이 요령이지만 가장 안전한 방법은 직매점이나 대리점· 백화점등을 이용하는 것이다. <배두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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