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정,「체포동의 안」기습 통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신민당 소속 유성환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 안이 16일 하오 11시2분 국회의장의 경호 권이 발동된 가운데 본회의장을 참의원 회의장으로 옮겨 민정당 의원과 무소속 1명만 참석한 가운데 변칙 처리됐다.
야당의원들의 접근을 경찰병력으로 차단한 채 이날 하오 10시43분 개의된 제8차 국회 본회의는 민정당 소속의원 1백48명 중 이재형 국회의장. 최명헌 의원(의장비서실장)을 제외한 1백46명과 무소속의 이용택 의원 등 1백47명이 참석한 가운데 무기명 비밀투표를 실시, 1백47명 전원 찬성으로 체포동의 안을 가결했다. <관계기사 2, 3, 10, 11면>
체포동의 안이 처리됨에 따라 유 의원은 17일 상오 3시30분쯤 영등포교도소에 수감됐다.
국회는 이날 신민당 의원들의 본회의장 점거로 의사 진행이 불가능해지자 하오 9시20분 쫌 이 의장이 경호 권을 발동, 8백 명의 경찰이 의사당 안으로 들어라 참의원회의실로 통하는 모든 출입 로를 완전차단, 신민당 의원들의 접근을 봉쇄한 가운데 최영철 부의장의 사회로 하오 10시43분 개의가 선포돼 21분만에 동의 안 처리를 끝냈다.
이날 본회의는 개의선언에 이어 대정부질문으로 되어 있는 의사일정을 변경, 유 의원 체포동의 안을 상정한 후 김성기 법무장관의 이유설명은 유인물로 대체하고 하오 10시46분부터 투표에 들어가 15분 여만에 투표를 끝냈다.
이날 민정당 의원들은 의장단의 세 차례 본회의장 진입이 실패로 돌아가자 하오 9시22분쯤 국회 내 민정당대표위원실과 의원 실에 집결, 참의원 회의장으로 들어가는 비 표를 받아 옷깃에 달고 경찰의 엄중한 경호 하에 의사당 북쪽 2층으로 통하는 계단을 통해 참의원회의실에 집결했다.
본회의장을 점거하고 있던 신민당 의원들은 하오 10시30분 경찰이 의사당내로 들어오자 본회의장에서 나와 민정당의원실 쪽으로 달려갔으나 경찰의 완강한 제지에 밀려 회의장 접근이 봉쇄됐다.
일부 야당의원들은 경찰의 포위망을 저지하기 위해 소화전을 열어 물세례를 퍼부었으나 저지에 실패하자 본회의장으로 들어가 철야 농성했다.
이에 앞서 민정당은 이날 하오 4시부터 세 차례에 걸쳐 본회의장에서 동의 안 처리를 해보려고 시도했으나 신민당 의원들이 의장의 본회의장 접근을 막고 단상을 점거하는 등 극력 저지를 해 실패했다.
이과 정에서 일부 여-야 의원간에 육탄전 일보직전까지 이르는 욕설과 고성이 오갔으며 국민당과 민주당소속 의원들은 의석을 지켰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