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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관광안내 10년째 김길자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제주도가 관광지로 각광받으면서 여다의 섬 제주에 새로운 직종으로 등장한 관광안내양.
제주관광여행사(대표 한재옥)의 김길자양(28·제주시 삼도1동1227)도 10년째『혼저 옵서예』(어서 오십시요)를 되뇌며 외래관광객을 안내하고 있다.
전국곳곳에서 연간 1백20만명 이상이 찾아드는 관광객을 맞아 삼성혈·만장굴·성산일출봉·천지연폭포·정방폭포·산방산목석원·협재굴·감귤원·바나나농장 등 제주도내의 수많은 관광지를 안내하는 것이 김양의 일과.
제주여상을 졸업하던 76년부터 관광안내보조원으로 일했다. 21살때 어머니를 여의자 6남매의 맏딸인 그는 가계를 떠맡으면서 관광안내원 자격증을 취득, 제주관광여행사에서 근무하기 시작했다.
월20만원의 월급을 쪼개어 5명의 동생을 구김살 없이 훌륭히 키우는 김양은 제주도내 관광업계에서 소문난 살림꾼. 넉넉지 못한 살림중에도 학업성적이 우수한 남동생(김재현·24)이 서울대에 진학해서 현재 서울대대학원(1년)에 재학중이다.
연간1천2백억원 이상의 제주관광소득에 한몫을 하고있다는 자부심에다 수많은 사람을 대하는 사이에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다는 점 외에도 동생들의 학비를 번다는 생각에 피로를 모른다고.
짖궂은 관광객들이 관광버스에서『노래를 불러보라』며 박수를 치거나 관광지 야간안내를 특별히 요청할 때는 야속한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재치있게 거절해서 관광객들이 불쾌한 마음을 갖지 않도록 애쓴단다.
40명 정원의 버스에 신혼부부만 가득 타기도 하는 봄·가을 신혼여행 철이면 가끔 자신이 초라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자세를 흩트리지 않고 관광명소에 대한 안내방송을 충실히 하다보면 1박2일, 또는2박3일의 여행기간안에 모두와 친숙해진다는 김양.
요즘 부쩍 늘어난 효도관광과 40∼50대의 중년 부부관광객을 맞을때 가장 흐뭇한데 50대가 넘어서도 신혼부부 못지 않게 로맨틱한 부부들이 점점 많이 눈에 띈다며 웃는다.<제주=김형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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