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 바닥 드러낸 트럼프 여성 비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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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단독 입수해 7일(현지시간) 공개한 3분 6초짜리 녹취록에는 11년 전 당시 59세였던 트럼프가 한 드라마에 카메오로 출연하기 위해 버스를 타고 이동하던 중 같이 타고 있던 미 연예프로그램 ‘엑세스 할리우드’의 진행자 빌리 부시와 나눈 대화를 담고 있다. 빌리 부시는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사촌이기도 하다. WP는 이 대화가 트럼프가 지금의 아내인 멜라니아와 결혼한지 9개월이 지난 2005년 10월쯤 녹음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덧붙였다.

이달 초 뉴욕타임스가 익명의 제보로 폭로한 트럼프의 탈세의혹에 이어 WP이 단독 보도한 녹음파일은 미 대선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녹음 파일에서 트럼프는 실명이 언급되지 않은 한 여성을 대상으로 “그녀한테 XX하려고 시도했는데 실패했다. (그런데) 그녀는 결혼한 상태였다”고 말하며 유부녀를 유혹한 경험을 자랑한다. 이어 “어느 날 그녀를 보니 커다란 가짜 가슴에 얼굴도 완전히 바뀌었더라”고 조롱했다.

녹화장에 도착할 무렵 여배우 아리안 저커를 발견한 트럼프는 저커에 대한 음담패설을 이어갔다. 트럼프는 “혹시 키스를 하게 될지도 모르니 (입 냄새 제거용 사탕인) ‘틱택’을 좀 먹어야겠다”면서 “나는 자동으로 미인한테 끌린다. 마치 자석과 같다. 그냥 키스한다. 기다릴 수가 없다”고 말한다. 실제로 녹음 파일에는 틱택을 꺼내는 소리가 들린다.

이어 “당신이 스타면 그들(미녀)은 뭐든지 하게 허용한다”는 트럼프의 말에 부시가 “원하면 뭐든지 할 수 있다”고 맞장구를 치자 트럼프는 “XX를 움켜쥐고, 어떤 것도 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여성의 신체 부위를 상스럽게 표현한 부분이다.

이날 CNN의 여성 앵커 에린 버넷은 자신의 친구가 과거 트럼프로부터 강제 키스를 당할 뻔한 얘기를 폭로했다. CNN은 9일엔 라디오 DJ 하워드 스턴과 한 인터뷰에서 여성을 대상으로 한 발언이 담긴 미공개 파일을 추가 공개했는데, 트럼프는 "(여성의) 서른은 완벽한 나이"라며 "35세는 체크아웃(여성으로서 끝났다는 뜻)할 시간"이라고 했다. 트럼프는 또 자신의 딸 이방카에 대해 성관계 대상 여성을 뜻하는 “매력 덩어리(a piece of ass)로 불러도 되겠냐”는 질문에 “된다(yeah)”고 말했다.

김준영 기자 kim.j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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