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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운 오리새끼 면했다" 볼링장에 회색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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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육상장에 6만명 입장>
○…육상 3일째 경기가 열린 1일 잠실주경기장에는 국군의 날 휴일을 맞아 가족을 동반한 관중 6만여명이 입장, 육상경기사상 최대의 관중을 기록.
하오2시쯤 2천원짜리 일반관람석입장권이 모두 팔리고 4천원짜리 1, 2층 특별관람석 입장권만 남게되자 2천원짜리 표를 못산 시민들이 추가발매를 요구, 대회본부측은 급히 2천원짜리 입장권 3천여장을 발매했으나 이마저 20여분만에 매진돼 3천여명은 발길을 되돌리기도.

<1위보다 더 갈채받아>
○…여자 마라톤경기에 출전, 5위로 골인한 인도의「아가랄아샤」선수(24)는 맨발로 42. 195㎞의 전코스를 완주,관중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관중들은 출발당시 이 선수가 맨발로 뛰어나간 사실을 알지 못했다가 골인한 뒤 경기장 킬러전광판을 통해 뒤늦게 이같은 사실을 알고는 1위로 골인한 일본 「아사이에리코」선수에게보다 더 열광적인 박수를 보냈다.

<1만여 관중 자리안떠>
○…3시간이 넘는 혈전끝에 금메달을 따낸 테니스남자복식 결승경기에는 수용인원 7천석을 넘는 1만여명의 관람객이 몰려들어 열기를 뿜었다.
관중들은 보통 1시간정도 걸리는 경기가 듀스를 거듭하며 3시간이 넘어섰는데도 자리를 뜨지 않고 한국팀을 열렬히 응원.
시상식이 끝난뒤 선수 출입구에는 우리 선수들의 사인을 받기 위해 몰려든 1백여명의 팬들로 혼잡을 이뤘는데 선수들은 경기장을 한바퀴 돌며 관중에 인사한 뒤 이들에게 일일이 사인을 해주었다.
유진선선수는 『정말 힘들었다』 며 허리와 어깨가 부상중이어서 중공팀이 넘기는 공을 보고 마음은 따라 가는데 몸이 말을 안들어 안타까왔다고 고충을 토로.

<꽃다발 들고 애태워>
○…테니스 경기장에는 유진선 선수의 애인 왕성혜양(23)이 꽃다발을 들고 1층 관중석에 앉아 초조하게 경기를 관람.
왕양은 한국팀이 승리하자 유선수에게 달려가 꽃다발을 건네주고는 유선수의 품에 안겨 눈물을 흘리기도.

<운영요원도 3천여명>
○…한강변 코스를 따라 벌어진 여자마라톤경기의 경비에는 헬리콥터와 수상경비정까지 동원돼 눈길을 끌었다.
이날 경기가 벌어지는 동안 선수들의 머리위로는 경찰헬리콥터 2대가 선회하며 공중경비를 맡았고 한강에 접한 코스에서는 수상경비정 5대가 내내 선수들을 따르며 경비했다.
코스주변 도로마다에는 또 약5m 간격으로 경찰관들이 배치돼 구경나온 시민들이 도로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통제했는데, 이날 코스주변에는 이른아침인데도 수만명의 시민들이 나와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편 수십대의 각종 차량과 3천여명의 운영요윈을 투입해 치러진 이날 경기에는 한국·일본·중공·인도등 불과4개국 7명의 선수들만이 참가한데다 기록마저 저조, 경기운영규모에 비해 내용이 부실했다는 지적.

<2분동안 정신 못차려>
○…전종목 금메달을 기대한 태권도에서 1일 밴텀급의 홍종만선수가 요르단의「라바비디」에게 져 사기가 떨어졌던 한국팀의 임원 선수들은 페더급의 한재구선수가 결승전에서 2회 30초만에 통쾌한 KO승을 거두가 다시 희색이 만면.
한의 KO승은 태권도 경기중 첫번째로 관중들은 환호를 하면서도 요르단의 「라말」 선수가 크게 다치지 않았나 해 한동안 긴장.
한재구의 오른발 돌려차기에 턱을 맞고 KO됐던 「라말」선수는 2분여동안 기절했다가 회복.

<볼링체면 세워주었다>
○…금메달이 1개도 없었던 볼링경기장에서는 1일 여자마스터즈 경기에서 한국의 여고생 이지연양(17)이 첫 금메달을 따내자 관중석에서 초조하게 지켜보던 볼링관계자들과 이선수의 어머니 오세정씨(48)가 이양을 껴안고 감격의 눈물.
서울사대부고 재학시절 수영선수이기도 했던 어머니 오씨는 이양에게 볼링을 권유한 장본인으로 『지연이가 살이 쪄 볼링을 시켰는데 금메날까지 딸줄이야… 』라며 감격.
또 볼링관계자들은 『볼링에서 금메달을 하나도 못따 미운 오리새끼 취급을 당해왔는데 이선수가 한국볼링의 체면을 세워줬다』 며 안도의 한숨.

<부부가 나란히 동, 은 따>
○…부부가 함께 육상선수로 출전, 화제를 모았던 중공의 「조우 젠샨」(31)과「젱 다젠」 (27)은 1일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린 3단뛰기와 여자 높이뛰기에서 각각 동과 은메달을 따내또한번 화제.
남편 「조우」 선수는『아내가 금메달을 딸 것으로 기대했는데 은에 그쳤다』 고 다소 서운해 했으나 곧 아내와 악수하며 서로를 격려.

<전화료 6천3백만원>
○…2일 현재 선수촌에서 참가한 각국 선수들이 사용한 국제전화는 총 7천9백49건에 통화료는 6천3백11만6천8백5원에 이르렀으나 중공팀이 이용한 것은 단1건뿐.
국가별로는 일본이 2천2백18건에 1천5백4만여원으로 가장 많고 인도네시아의 8백81건 6백32만원, 쿠웨이트의 8백37건 8백43만원순.
중공은 취재단의 한 CCTV기자가 본국과 단 한차례 통화했으며, 바레인의 승마선수인 「무바라크」선수가 1분당 2천3백20원 하는 비싼 통화료도 아랑곳않고 고국의 약혼녀와 한번 통화에 50∼80분간씩 전화를 해 전화국 직원들을 놀라게 하기도.

<시상꽃값만 1천만원>
○…각종 메달수여와 함께 시상식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는데 한몫을 하는 것이 꽃다발.
이번 아시안게임의 시상식에 쓰여지는 꽃다발은 1천8백∼1천9백다발(2만7천∼2만9천송이) 이며 이에 소요되는 비용은 약1천만원.
한국화훼협동조합·꽃예술작가협회·한국플라워디자인협회등 6개단체가 46점의 꽃다발디자인으로 경합을 벌인끝에 화훼협동조합의 디자인이 결정됐고 이 디자인에 맞춰 싱싱화원 (대표 임정규)이 꽃을 공급하고 있다.
2백69개 이벤트의 수상자들에게 「아름다움과 기쁨, 영광」 을 함께 전하는 이 꽃다발들은 한국적 특성을 살리기 위해 『가을의 한국 들판에 핀 야생화를 주로 썼다』는 것이 시상식과 최인태과장(41)의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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