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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 영광의 얼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태극기가 게양되는 동안 시상대에 올라선 김재엽(계명대)은 북받쳐오는 감격에 고개를 떨군 채 흐느끼고 있었다. 지난 84년 LA올림픽에서의 결승장면이 문득 생각난다. 결승에서 맞붙은 일본의 「오소카와」 (세천)에 패해 분투를 삼킨 돌이키고 싶잖은 악몽이 주마등처럼 스쳐갔다. 누르기 한판패의 충격, 그것은 정녕 그동안 자신을 옭아매온 멍에가 아니었던가.
이날 결승에서 일본의「오노」에 빗당겨치기로 한판승을 거둘때는 참으로 기뻤다. 비록 상대가 「오소카와」 가 아니었을 망정 LA올림픽의 한을 말끔히 털어버리고 비로소 명예를 되찾았다는데 강한 자부심을 확인한 때문이었다.
김의 오른손이 번쩍 올려지는 순간, 코트를 가득 메운 4천여 관중은 뜨거운 환호로 「악발이」 (김의 별명)의 건재를 축복했었다.
『아시아 제패로 만족할 수는 없습니다. 제 목표는 세계무대입니다. 특히 서울올림픽에서 정상을 차지하는 것입니다. 두고보십시요.』채 흥분이 가라앉지 않은 듯 김의 결의는 88올림픽으로 이어졌다.
올해 나이 21세. 1m72㎝·67㎏의 체격. 주특기가 메치기,특히 빗당겨치기 업어치기가 일품이며 연계기술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고 있다.
선수경력은 올해로 12년째. 대구 남산국4년때 유도에 입문했고 계성중·고를 거쳐 계명대4년에 재학중. 국가대표 생활은 4년째이며,LA올림픽이후 불어나는 체중을 감당못해 지난해 한체급 올려 65㎏급으로 뛰었으나 실패, 올봄 다시 60㎏급으로 내렸다. 이 과정에서 김은 무려 7㎏이나 감량하는 고통을 겪으며 모진 인내력을 보였다.
지난 6월 최종선발전에서 전승 우승, 출전권을 따냈고 일본선발전 (7월) 을 참관하는등「오노」 에 대비한 훈련을 집중적으로 쌓아왔다.
복싱선수 출신인 김경윤씨 (50)의 1남2녀중 장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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