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부서도 북핵시설 정밀 타격 필요성 제기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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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9일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중국 내부에서 핵실험 타격이나 김정은 제거 등 급진적인 아이디어를 지지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중국의 외교 전문가가 전했다. 중국 칭화(淸華)대 교수 출신인 쑨저(孫哲) 미국 컬럼비아 대학 국제공공정책대학원 교수는 국립외교원과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6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에서 공동 개최한 '2016 동북아평화협력포럼'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날 쑨은 "최근 중국 당국과 학자들 사이에서 대북 정책에 대한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북한 체제의 안정을 지지하는 논의가 일반적이지만, 일각에선 한미 양국의 '외과수술식 핵시설 타격'이나 '김정은 제거'를 지지하는 언급이 나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쑨은 이어 "중국이 군대를 보내 북한 정권을 교체하고 개혁·개방을 유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포럼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정치·안보뿐만 아니라 보다 부드러운 이슈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포럼 모두 발언을 맡은 빅터 차 CSIS 한국 석좌는 한국 정부의 동북아평화협력구상이 북한 핵·미사일 문제만 다루지 말고 사이버 안보, 건강, 전염병 예방 등 상대적으로 '소프트' 한 이슈에도 주목해야 한다고 말했다. 소에야 요시히데(添谷芳秀) 일본 게이오 대학 교수는 교환학생 프로그램 등 젊은 세대의 교류가 상호 이해의 바탕이 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외교통상부 차관을 지낸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정치·안보와는 다소 거리가 있는, 다른 중요한 어젠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기준 기자 forideali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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