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소 외교관 25명 추방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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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 AP·AFP=연합】미국은 17일 유엔 주재 소련대표부 근무 소련 외교관 25명의 추방을 명령했으며 이는 미소 정상회담과 관련된 양국 외상회담을 앞두고 양국간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
「버너드·캘브」 미 국무성 대변인은 17일 소련 외교관 25명을 10월 1일까지 미국에서 추방키로 한 결정을 발표하면서 이 명령이 소련에서 간첩 혐의로 기소된 미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 지의 「대닐로프」 기자 석방노력과는 관계가 없고 유엔주재 소 대표부 직원 수를 감축시키려는 「레이건」 대통령의 장기계획에 따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소식통들은 미 정보당국이 이번에 추방명령을 받은 소련 외교관들이 KGB등 소련의 정보기관을 위해 일해온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건」 대통령은 지난달 소련 측에 오는 10월 1일까지 유엔주재 소련 대표부 외교관 수를 2백 43명에서 2백 18명으로, 그리고 앞으로 3년 안에 이를 다시 1백 70명으로 줄이도록 요구했었다.
미국의 이번 소 외교관 추방조치는 「슐츠」 미 국무장관과 소련 외상 「셰바르드나제」가 19일과 20일 미소정상회담 준비에 관한 회담을 개최키로 하고 있는 가운데 발표됐는데 이는 미국이 「대닐로프」 기자의 석방을 위해 소련 측에 압력을 가중시킬 것임을 명백히 하고있다고 일부 소식통들은 말했다.
【모스크바·워싱턴 AP·로이터=연합】소련은 18일 미국이 유엔 소련대표부 외교관 25명을 추방하기로 결정한데 대한 「보복조치」를 검토 중에 있다고 경고했다.
「피아디셰프」 외무성 대변인은 기자회견에서 미국 측은 그 같은 도발행위에 반격조치가 뒤따르지 않을 것으로 생각하고 있는 게 분명하지만 그 같은 성격의 행동은 국제관계에서 중대한 결과를 초래하지 않은 채 넘어가지는 않는 법이라고 말했다.
이날 「고르바초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소련이 간첩혐의로 기소한 「대닐로프」 미국 기자 사건에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논평, 이 사건이 반소 증오의 씨를 뿌리고 소련 이미지를 손상시키기 위해 이용되어왔다고 말했다.
그는 「대닐로프」 기자는 현행범으로 체포된 간첩이라면서 『그들은 이 사건을 계기로 소련정책에 대한 의혹의 씨를 뿌리고 손상시키는데 이용하고 있다』고 말한 후 이 사건은 국제정책과 관례에 비추어 아주 복잡하다고 말했다.
한편 「레이건」 미국 대통령은 18일 뉴올리안즈에서 미국의 소련외교관 추방결정에 대해소련이 보복할 경우 이에 대처할 준비를 갖추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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