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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경기 '전자의 눈'이 순간을 판정한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아시안인은 하나"-. 멀리 파란 별빛 아래 갈색의 지구의가 보이기 시작, 점점 커진다. 지구의는 곧 아시안인의 얼굴로 변하고 아시아의 미래를 위해 기도하는 모습으로 다시 한번 바뀐다. 이것은 아시안게임 개회식날 잠실주경기장 컬러전광판에 펼쳐질 그래픽의 한 장면. 86대회에 등장하는 최신 전광판 및 계측기의 명세를 알아본다.

<컬러 및 흑백전광판>운동장의 전광판은 경기의 진행을 한눈에 보여주는 영상매체다. 특히 컬러전광판은 화려한 색상으로 대회장을 수놓는 눈요깃거리의 하나.
조정. 사이클. 테니스. 수영장의 흑백전광판은 삼익전자가, 주경기장의 컬러전광판은 오메가사, 체조. 펜싱의 흑백전광판은 헝가리 일렉트로 임팩스사에서 시설했다.
이들 전광판은 각종 경기기록 장비와 연결돼 신속하게 경기결과를 알려준다.
수영의 경우 선수가 결승점을 터치하면 감지기(센서)에 의해 바로 전광판에 기록이 나타난다. 화면 표출은 모두 컴퓨터 소프트웨어로 동작하는 시스팀으로 한글. 한자. 영문이 가능하다.
주경기장의 흑백전광판은 8만5천개의 미니 램프로 구성됐다. 컬러는 적색. 녹색. 청색의 3가지 특수형광램프로 컬러 TV의 화면과 같은 원리다. 이 삼원색이 컴퓨터조작에 의해 색상을 만들어낸다. 이 때문에 컬러전광판은 40m쯤 떨어져야 제색을 볼 수 있다. 이 컬러 전광판은 설치비는 25억원.
삼익전자 이수길이사(38)는 "전광판을 조작하는 컴퓨터기술은 국내에도 상당히 축적되어있다. 다만 컬러용 형광램프는 시장성이 좁아 개발을 못하고 있다"고 시설도입이유를 밝혔다.

<계측 및 기록기>펜싱 심판기로 쓰이는 장비는 순수한 국내개발품으로 지난 해 국제공인까지 받았다.
펜싱심판기는 칼 끝에 달려있는 센서와 이를 감지하는 전자시스팀이 생명. 전신이 유효면인 에페는 칼 끝에 센서가 달려 7백50g의 힘으로 24분의 1초이상 유지되어야 유효불이 들어 온다.
칼이 발끝을 찔렀는지 바닥을 건드렸는지 등의 구별은 각기 다른 6개의 주파수를 이용한다.
각종 반도체를 이용한 전자회로는 유효와 무효의 주파사를 판정해내 심판을 보조한다. 펜싱은 번개같은 반사동작의 연속이므로 이같은 '전자판정'이 없이는 제대로 유. 무효를 가리기 힘든 경기.
김용전씨(49. 전일공업사대표)가 개발한 펜싱심판기의 가격은 3백여만원.
육상. 조정등 시간기록 경기는 1백분의 1초를 탐지하는 타이밍 장비와 사진판정기가 순위를 가린다. '땅' 총소리에 의해 소리압력센서가 작동, 시간을 잰다. 결승점이 다가오면 사진판정기가 1백분의 1초 단위로 사진을 찍는다. 육상의 공인기록은 이 사진판정기에 의한 것. 심판이 현상돼 나온 사진에 사인을 해야만 기록이 인정된다. 판정소요시간은 7분. 전광판이나 TV에 나오는 시간은 관중을 위한 서비스일뿐 공인기록은 아니다.
사이클은 결승점에 가로질러 놓인 공기튜브에 바퀴가 닿으면 센서가 감지해 기록이 나온다. 감지시간은 1백분의 1초다.
투포환. 원반등 거리기록경기는 광파측정기가 동원된다. 광파측정기는 빛의 반사를 이용, 거리를 측정하는데 오차는 90m에 3mm. 줄자는 90m에 3-4cm의 오차가 났었다. <장재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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