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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박근혜의 창조경제는 재벌에만 의존하는 플랫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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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30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한국금융경제세미나 수업에 참석해 경제성장과 경제정의에 대해 강연을 하고 있다. [뉴시스]

서울대 특강에 나선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30일 현 정부의 창조경제를 강하게 비판하며 확실한 차별화를 선언했다. 이날 유 의원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의 한국금융경제세미나 수업에서 특강을 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창조경제를 한다고 하는데 젊은이들이 아이디어를 가지고 창업을 하려고 해도 국가적으로 도와주는 시스템이 돼 있지 않다" 고 지적했다.

그는 "창조경제는 재벌들에게 17개 시도에 창조경제센터 운영과 자금을 맡긴 것이지 않나. 그건 출발부터 재벌에 의존해 재벌이 플랫폼이 돼 재벌이 큰형같이 거기서 하라는 개념이다”며 “저는 재벌이 스타트업의 아이디어를 뺏어가는 것 말고 혁신과 창업의 생태계를 조성해나가는 혁신성장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의원은 '우리나라의 제일 큰 문제'로 저성장과 저출산을 가장 먼저 꼽았다. 그는 “과거에는 자본과 노동으로 성장을 이끌었지만 이제는 과학기술 혁신과 교육개혁을 통해서만 성장이 가능하다”며 “그 방법으로 창업지원에 힘을 기울여 창업하면 부자되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재벌들이 저렇게 클 때까지 대한민국이 수십년간 관치금융을 해줬는데 이제 창업금융을 못 할 이유가 없다"며 "학생들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놓고 국가는 혁신창업이 가능하도록 금융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재벌이 지배하는 기울어진 운동장에서는 혁신기업이 탄생하기 굉장히 어렵다. 이제 대기업을 도와줄 필요가 없다. 정부가 창업에 예산을 써야한다"고 했다. '대기업과 부유층의 소득이 늘어나면 투자가 늘어 저소득층에게도 혜택이 돌아간다'는 소위 '낙수효과'에 대해서는 "낙수효과는 끝난 얘기"라고 잘라 말했다.

현안에 대한 언급도 했다.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의 단식과 국감 보이콧에 대해 "당 대표의 단식은 단식대로 국회의장에 대한 항의표시를 하시더라도 전체 의원들은 다음주엔 국정감사를 시작해야 하지 않겠느냐"며 "당 지도부도 주말동안 야당과 협조해 국회를 수습하고 국회를 정상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당론과 달리 국감에 참여하고 있는 김영우 국방위원장에 대해 징계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북핵에 지진, 경제난에 나라가 이러고 있는데 집권당이 국감을 안하는 것은 말이 안되고 김 위원장의 뜻은 충분히 존중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징계 얘기가 얼핏 나오긴 하는데 그렇게까지 저희당이 막가진 않을 것이다”라고 했다.

그는 소위 '제3지대론'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유 의원은 “정치인들이 평소에 모여서 이념과 노선, 철학과 정책을 가지고 고민하던 것이면 모르겠지만 대선을 앞두고 권력을 잡기 위해 급조된 제3지대론은 동의하지 않는다”며 “저는 낡고 기득권을 보호하고 차가운 이미지를 가진 보수당을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로 바꾸면 우리나라가 바뀔 것이라는 기대를 하는 사람”이라고 말했다.

개헌에 대해서는 4년 중임 대통령제가 적합하다는 의견을 내놨다. 첫 4년 임기로 성과를 평가받고 다음 4년은 다른 눈치를 보지 않고 마지막까지 일할 수 있는 중임제로 갔으면 좋겠다는 의견이었다. 두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강의엔 100여명이 넘는 학생들이 참석했다. 유 의원은 오는 6일 부산대에서 강연을 이어나간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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