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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모녀 변사사건 실종 어린이 끝내…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6면

대구 모녀 변사사건의 실종 어린이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됐다. 대구시 수성경찰서에 따르면 28일 오전 11시30분쯤 달성군 화원읍 낙동강 사문진교 하류 2㎞ 지점에서 실종된 류정민(11)군으로 추정되는 시신 한 구를 수색 중이던 소방서 구조대원이 발견했다. 어린이 시신은 강에 잡초 등 부유물과 함께 떠 있었다. 어두운 색의 바지에 밝은 색상의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운동화와 모자도 착용한 상태였다고 경찰은 전했다. 주머니 등에 소지품은 없었다.

달성군 낙동강서 추정 시신 발견
어머니 시신 있던 곳서 12㎞ 지점
“운동화·모자 등 복장·모습 일치”

시신을 강에서 인양한 경찰은 강변에 천막을 치고 1차 검안을 했다. 검안의는 가슴이나 목 등 어린이의 몸에 외상은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장기에 물이 가득 차 있어 직접적 사인을 당장 추정하기 힘들다는 의견을 냈다. 일단 경찰은 시신의 부패가 심해 정확한 사인 규명을 위해 29일 오전 부검을 진행하기로 했다. 또 류군이 맞는지를 최종 확정 짓기 위해 DNA 검사도 의뢰했다. 경찰 관계자는 “파란색 소매에 흰색 티셔츠를 입고 모자를 쓰고 있던 류군의 실종 당시 모습과 시신의 복장이 일치한다”고 말했다.

류군은 지난 15일 오후 5시쯤 어머니(52)와 함께 대구시 수성구 한 아파트를 나간 이후 실종됐다. 류군의 아파트 식탁엔 류군이 쓴 것으로 보이는 유서가 발견됐다. ‘내가 죽거든 십자수, 색종이 접기책을 종이접기를 좋아하거나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세요’라고 죽음을 암시하는 글이 쓰여 있었다. 류군은 당시 어머니와 아파트를 나와 택시를 타고 팔달교로 간 이후 사라졌다.

5일 뒤인 지난 20일 류군의 어머니는 경북 고령군 낙동강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누나(26)는 다음 날인 21일 아파트 베란다 붙박이장 안에서 겨울 옷을 입은 백골 상태로 발견됐다. 류군으로 추정되는 시신이 발견된 곳은 류군 어머니의 시신이 처음 발견된 낙동강변에서 약 12㎞로 떨어진 곳이다. 류군은 8년 전 학습지 교사로 일하는 어머니가 아버지(교사)와 이혼한 후 어머니·누나와 생활해왔다. 류군은 초등학교 1학년 입학 후 이달 초까지 3년간 학교에 가지 않았다. 어머니와 누나 역시 이웃 등과 교류 없이 지냈다. 경찰은 이들 가족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계속 탐문 수사를 진행 중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ow@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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