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마음…』 주역 맡은 탤런트 선우은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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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탤런트라면 누구나 해보고 싶은 역일 거예요. 줄거리도 깊이 있고 이야깃거리도 많아 제가 가진 모든 연기력을 다 쏟을 작정입니다.』 둘째 아이를 출산하느라 2년여 공백기를 가진 후 브라운관에 컴백한 선우은숙(27)은 그러나 이전보다 더욱 청초하고 신선한 모습이다.
지난 9일부터 방영중인 KBS 제2TV의 새 주말극 『내마음 별과같이』의 여주인공 이옥례가 그녀다. 극중 이옥례는 30년대초 후처 자리를 피해 유랑극단에 투신, 파란만장한 배우의 길을 걷는 순종형이나 정열적인 여인이다. 해방과 6.25등 격동기를 헤쳐나오면서 배우로서의 화려한 명성을 얻지만 한 남자와의 비극적 사랑 이후에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것은 세상에서 잊혀져가고 있는 유랑 극단의 추억과 그 후의 쓸쓸한 죽음뿐. 『그러나 무대 위에서 불태운 한 예술인의 열정은 죽음보다 소중한 것이라 생각해요.』 17∼60세까지의 이옥례역이 조금은 겁이나 대본을 받자마자 곱게 늙은 여배우, 즉 자신의 먼훗날 모습을 곰곰이 생각해보았다고 한다.
서울생. 서울예전 졸업. 김미숙·이덕희등과 함께 79년 KBS 공사6기생. 『달무리』『꽃가마』등에 출연했으며 81년말 동료 탤런트 이영하씨(36)와 결혼, 두 아들을 두었다.
84년 11월 2남의 출산 관계로 주간극 『TV춘향전』을 끝낸 후 지금까지 단막극 두편에만 출연했다.
그러나 14일부터 방영되는 8.15특집 3부작 드라머 『고향을 어이잊으리까』에서 열연한 여주인공 「초금」역을 촬영하느라 사실상 올봄부터 이미 「나쁜 엄마」가 됐단다. 시청자들이 청순하게만 보아온 그녀는 그러나 실제로는 상당히 명랑하다. <기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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