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단스위치 모르고 다시 연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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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현대전업 무자격전공 박동규씨(26) 등 2명이 본관1층 현관에 설치된 배전판의 스위치를 작동시킨 것은 화재발생 10분전인 4일 하오9시40분쯤.
박씨는 본관의 전기 인입선 공사를 마치고 퇴근하려는 순간 청원경찰 김범찬씨(25)등이 『불을 켜달라』는 요구를 하자 천장에 설치된 2백20V용 수은등을 켜기위해 스위치를 작동시켰다.
그러나 박씨등은 배전판의 2백20V용 수은등 스위치를 켰으나 곧바로 불이 들어오지 않자 (수은등은 천천히 불이 켜진다) 옆에 설치된 간접조명등의 분기스위치를 작동시켰던것.
박씨등은 간접조명등의 분기스위치를 켜는 순간 본관홀 천장에서『퍽』하는 폭음이 들리면서 불이 켜지지 않자 다시 분기스위치를 작동, 또 한차례 천장에서 폭음이 들렸다.
이 분기스위치는 차단장치(NFB시스팀)가 돼 있어 전선이나 전구에 이상이 있을 경우 자동적으로 스위치가 원위치로 되돌아 오도록 돼있었던 것.
그러나 박씨등은 1백10V용 간접조명등에 3백80V의 전압이 연결된 사실도 몰랐을 뿐만 아니라 분기스위치에 자동차단 장치가 설치된 것도 전혀 모른채 원위치로 돌아온 분기스위치를 재차 작동시키는 잘못을 저질렀다.
박씨가 조작한 분기스위치는 바로 최초의 발화지점이 되었던 천장 서쪽 용마루밑에 설치된 간접조명등과 배선이 연결된 스위치로 확인됐다.
이때문에 서쪽 간접조명등에 2차례나 3백80V의 과전압이 흐르면서 전구의「섬락 현상」이 일어 사고의 불씨가 된 것으로 경찰은 추정하고 있다.
1백10V의 조명등 전구에 3백80V의 과전압이 흐르자 소키트부분과 전구의 유리가 갑자기 벌겋게 달아오르면서 필라멘트가『퍽』하는 소리와 함께 끊어지는 폭발현상이 일어났다.
바로 과전압에 의해 소키트부분이 과열되고 필라멘트가 끊어지는 현상이 섬락현상.
소키트 부분에 이같은 섬락현상이 생기면서 전구 주위에 쌓여있던 먼지와 천장의 목재공사로 인해 떨어져있던 톱밥등 인화물질에 불씨가 생겨 이것이 이번 화재참사를 부른 원인으로 추정된다는것.
또 소키트와 연결된 배선도 소키트가 과열되면서 전선의 피복이 녹아내려 합선을 가져와 스파크현상에 따른 불씨도 생겼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불씨가 천장에 설치된 루핑과 가연성 FRP에 옮겨 붙으면서 천장 전체로 불길이 번진 것으로 경찰은 결론짓고 있다.
이와함께 경찰은 천장 밑부분에 설치된 루핑이 태양의 복사열을 받아 가열된 동기와의 열작용에 의해 휘발성 가스가 분출, 이 가스가 천장밑부분에 괴어있다가 소키트고열로 생긴불씨에 옮겨 붙어 삽시간에 큰 불을 부른 하나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6명구속영장 요지>
◇이모군(19·전공)=7월27일하오3시 배전판전기결선작업중 3백80V전압을 1백10V에 연결, 내용을 모르는 김종우등이 화재당일인 8월4일 밤9시55분쯤 간접조명등스위치를 누르는 순간 1백10V 간접회로에 3백80V가 연결됨으로써 소킷금구와 전구금구간에 섬락이 형성, 스파크가 간접조명등 전구부대설비와 FRP홈등에 쌓인 가연성 목분에 착화되어 다시 천장루핑등에 인화됨으로써 동기념관 본관건물 3천6백54평중 지붕 3천평 싯가 20억원상당의 손해를 입혔다.
◇남영용(32·작업반장)=작업공들이 무면허이고 경력이 짧아 잘못할수 있는 것을 예견, 충분한 교육을 시키고 감독을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7월27일 하오3시쯤 본관건물배전판 결선공사를 함에있어 면허없는 이평식 이모군에게 결선작업을 지시하였으며 결선작업후 작업이 잘돼있는지 확인하는등 안전공사가 되도록 해야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관, 박동규등 2명이 1백10V간접조명회로에 3백80V를 연결토록 했음.
◇박동규(22·전공)=전기공사가 진행중이고 고압선이 흐르고 있어 함부로 전기를 만지면 위험한것을 전공으로 충분히 알면서 공사장의 전기공사 감독자 허락없이 기념관 경비원으로부터 전깃불을 밝혀달라는 부탁을 받고 4일하오 9시5분 스위치를 올렸다.
◇김종우(26·전공)=박동규와 같음.
◇이평식(31·전공조장)=7월27일 하오3시 배선작업을 하면서 동배전판에는 3백80V의 고압선에서 강압기를 거쳐 1백10V의 간접등에 사용되는 전선의 결선작업을 하는 것이므로 당시는 강압기가 설치되지 않은 상태임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평소 이곳에서 작업을 하지않아 내용을 잘 모르는 이모군에게 이 작업을 하도록 하려면 이같은 내용을 충분히 알려 안전하게 작업지시를 해야 함에도 막연히 마무리 결선작업을 지시, 이모군이 3백80, 전선을 1백10,에 직접 연결하는 잘못을 저지르게 하고도 작업후에 이를 확인하지 않고 방임함.
◇김선식(35·현장감독)=전기공사현장책임자로서 동공사장에는 6천6백V에서 3백80V 2백20V, 1백10V의 여러 고압전류가 흐르고 있고 고압전선을 전압선에 잘못 연결하면 사고가 발생한다는 내용을 특히 동공사장에서 일하고 있는 대부분의 무자격전공에게 항시 교양감독을 하여 사고를 미연에 방지해야할 업무상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소홀히 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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