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승춘 처장이 또?…"사드 논란 미국에 송구"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마크 리퍼트(왼쪽) 주한 미국대사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중앙포토]

박승춘 국가보훈처장이 또 구설에 올랐다. 사드(THAADㆍ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논란과 관련해 마크 리퍼트 주한미국대사 등 미국측 고위 인사들 앞에서 “송구스럽다”며 고개를 숙이면서다.

박 처장은 22일 서울 밀레니엄 힐튼호텔에서 열린 ‘한미 친선의 밤’ 축사에서 “미 정부가 사드 배치를 결정하고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논란이 야기된 것에 대해서 매우 송구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처장은 “최근 북한이 5차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시험을 하며 한미 양국을 군사적으로 위협하고 있다”며 이같이 언급했다.

박 처장은 “최근 언론을 보면 추석 민심이 사드 배치를 절대적으로 찬성하고 있고, (이에 따라) 야당도 사드 배치를 반대하던 기존 입장을 바꾸고 있는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와 국민은 한미동맹을 더욱 튼튼히 유지해 나가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처장의 이 같은 발언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오고 있다. 일부에선 ‘대한민국이 미국의 식민지냐’는 거친 반응까지 나온다. 한 네티즌은 “한반도 사드배치에 찬성 하지만 미국에 송구스러울 일이 뭐 있나느냐”며 박 처장의 발언이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박 처장은 2011년 2월 보훈처장에 취임한 후 거침 없는 발언과 돌발행동으로 자주 구설수에 휘말렸다. 그는 2013년 국정감사에서 보훈처의 '안보교육 동영상'이 박정희 정권을 미화하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는 야당의 비판을 받았다. 또 지난 5월에는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해 논란을 빚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한승주 전 외무부 장관(한미협회장)은 환영사에서 “다가올 15개월은 미국과 한국에서 중대한 정치적 변환기가 될 것”이라며 “동맹은 단순히 금전적 비용과 이득의 문제만이 아니다”고 말했다. 미국 대선 이슈 가운데 하나인 주한미군 등 한반도 안보 문제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날 행사에는 한 전 장관과 토머스 버거슨 주한미군사령부 부사령관 등이 참석했다.

김백기 기자 key@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