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 DJ 된 김난도 교수 “듣기 편한 소음을 드립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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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라디오에 도전하는 김난도 교수는 “모닝커피 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겠다”고 했다. [사진 김상선 기자]

“배경음악처럼 다른 행동을 하면서도 들을 수 있다는 게 라디오의 강점이죠. 청취자에게 영감의 원천이 되는 ‘듣기 편한 소음’을 전달하고 싶습니다.”

음악 곁들인 뉴스 큐레이션 프로
“내년 3월 다시 학교로 돌아갈 것”

『아프니까 청춘이다』 등을 쓴 베스트셀러 저자이자 트렌드 전문가인 서울대 소비자아동학부 김난도(53) 교수가 라디오 DJ가 됐다. 이번 달 5일부터 매일 아침 7시10분에서 9시까지 방송하는 KBS 해피 FM ‘김난도의 트렌드 플러스’의 진행을 맡았다.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KBS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만난 김 교수는 “어릴 적 ‘라디오 키드’였기 때문인지 스튜디오가 무척 포근하게 느껴진다. 처음 제안을 받았을 땐 망설였지만 ‘따뜻한 매체인 라디오로 소통하고 싶다’는 생각에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난도의 트렌드 플러스’는 뉴스 큐레이션 프로그램이다. 그날의 주요 뉴스와 직장생활에 관한 팁, 청취자 사연 등을 소개한다. 김 교수는 “기존 아침방송 포맷인 시사 프로그램과 음악 프로그램의 장점을 결합해 정보성과 오락성을 함께 갖춘 모닝커피 같은 방송을 만들고 싶다”고 했다.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와 함께 매년 말 『트렌드코리아』 시리즈를 출간하고 있는 그는 방송에서도 생활 트렌드의 변화를 실감나게 소개할 계획이다. 그는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서 트렌드 예측은 어렵다”면서도 “DJ에게 라디오 청취자는 귀와 마음을 사로잡아야 하는 소비자인만큼, 꼭 알아야 할 트렌드를 선별해 이해하기 쉽게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글과 강연을 통해 많은 사람을 만났지만 방송은 아직 초심자인 그는 “글은 1000번을 고칠 수 있지만 말은 한 번 내뱉으면 주워담을 수 없어 매번 긴장이 많이 된다”고 했다. “첫 방송 전날 밤엔 ‘온에어’ 불이 들어왔는데 딴청을 부리다 방송 사고를 내는 악몽까지 꿨어요. 실제 방송 도중 갑자기 노래 제목을 잊어버린 적이 있는데, ‘이 노래 한 번 들어보시죠’라고 재치있게 넘어갔죠.”

학교 수업과 연구 외 외부활동이 지나치게 많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는 “이번 학기부터 연구년이라 여유시간이 생겨 라디오를 진행하는 것”이라며 “선생은 내 천직이다. 내년 3월에는 다시 학교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글=김유빈 기자 kim.yoovin@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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