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어린이 관람객 많으니 이해 바람” 앤서니 브라운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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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해윤

“이 고릴라가 아침에 일어났더니 자기 방에 있는 거야!”

아이가 있는 가정에서 들을 수 있는 동화책 읽는 소리다. 그러나 이 소리는 집에서 들려오는 소리가 아니다.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앤서니 브라운展’에서는 아이 방에서 들릴 것 같은 동화 속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 3층에서 앤서니 브라운 작가의 40주년을 맞이한 대규모 전시회 '앤서니 브라운展-행복한 미술관'이 열리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는 앤서니 브라운의 기존 출간된 도서뿐만 아니라, 국내에 미공개된 최신작의 원화를 포함하여 200여 점이 전시됐다. 국내 작가들과 콜라보레이션 한 영상물과 조형물 등도 볼 수 있다.

세계적인 그림책 작가 앤서니 브라운(Anthony Edward Tudor Browne)은 1976년 그림책 『거울 속으로』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뒤 『고릴라』(1983), 『동물원』(1992), 『돼지책』(2009) 등의 작품을 발표했다. 케트그린어웨이 상,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 상 등 명성에 걸맞게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기발한 상상력, 세밀하면서도 이색적인 그림에 더해 가정에서 어린이가 겪을 수 있는 심리적 내면 세계를 잘 표현해 아이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반적인 미술 전시회와는 다르게 유달리 어린아이들과 부모의 모습을 많이 보이는 전시다. 입장 전에 ‘어린아이들이 많이 있으니 조금 정신 없어도 이해를 바란다’라는 안내를 들을 정도로 전시회를 관람하러 온 가족 단위의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내부에 전시된 작품들은 원색 바탕의 벽지와 만나 더욱 돋보인다. 연인들과 아이들은 조형물과 함께 웃기는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다. 여느 전시와는 분명히 다른 분위기다. 시대별로 깔끔하게 정리해놓은 작품 하나하나를 감상하며 들어가보면 안쪽에 ‘앤서니 브라운 도서관’이 열려 있다. 부모와 아이들이 자유롭게 앉아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이다.

입구에서부터 고릴라·원숭이 가족이 사람들을 반긴다. 앤서니 브라운의 '윌리 시리즈'에 나오는 '윌리'네 가족이다. 전시회의 전반적인 분위기를 대표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가장 많이 볼 수 있다. 가족애와 동심세계를 표현하는 이들 앞에서 관람객들을 웃기도 하고, 생각에 빠지기도 한다.

아이와 함께 전시회를 찾은 강현진(38)씨는 "아이들은 책에서만 보던 것을 눈 앞에서 직접적으로 체험하며 느낄 수 있었고, 부모들도 동심을 체험할 수 있어서 부모와 아이가 모두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앤서니 브라운의 그림은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능력이 있다. 보는 순간 미소짓게 되고, 상상하면서 아이의 눈높이를 이해하게 된다. 아이들이 많아서 다소 정신이 없어도 동심의 현장으로 이해할 수 있다.

6월 25일에 시작된 이번 전시회는 9월 25일까지 열린다. 티켓은 한가람미술관 3층에서 바로 구매 가능하고, 인터넷으로도 예약할 수 있다.

글·사진=이해윤(한영외고 2) TONG 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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