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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구·줄넘기…놀이로 창의성 키워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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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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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시간 중 하루에 한 시간은 반드시 놀아야 한다. 대전시교육청이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놀이통합교육이다. 제기차기·줄넘기 등 놀이 프로그램도 다양하다. 지난 6일 오전 대전시 도안신도시 내 상원초등학교에서 학생들이 달리기를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 6일 오전 10시10분 대전시 유성구 상대동 상원초등학교. 전교생 856명이 운동장과 교실에서 놀이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운동장에서는 십여 명씩 짝을 지어 제기차기·줄넘기·달팽이놀이·피구·플라잉디스크 등을, 교실에서는 삼삼오오 보드게임·실뜨기·오목 등 하고 싶은 놀이를 30분간 즐겼다. 이어 점심을 먹고 오후 12시30분부터 20분간 또 비슷한 놀이를 했다. 놀이프로그램만 20개가 넘었다. 학생들이 노는 동안 교사들은 안전사고 위험이 있는지 정도만 관찰할 뿐 간섭은 하지 않았다. 6학년 권승규(13)군은 “집에서도 학원가고 자습하고 하느라 놀 시간이 없다”며 “학교 놀이시간이 너무 즐겁다”고 말했다.

대전시교육청이 초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루에 50분 이상 무조건 노는 수업(놀이통합교육)을 하고 있다. 2014년 일부 초등학교에서 시범 실시한 뒤 지난해부터 대전지역 146개 모든 초등학교에서 실시하고 있다. 놀이통합교육은 교육시간을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하지만 프로그램 내용은 학교별로 운영하는 게 특징이다. 교실마다 공기·고누 등 놀이기구도 비치돼 있다. 모든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놀이통합 교육을 하는 것은 전국 17개 시·도 교육청 가운데 대전시교육청이 유일하다.

놀이교육을 하는 것은 학교생활에 즐거움을 갖게 하고 여럿이 어울리면서 친구끼리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등 인성을 길러주기 위함이다. 설동호 대전시 교육감은 “사방놀이 같은 것을 통해 창의성이 길러진다”며 “컴퓨터 게임 중독에서 헤어나는 데도 도움을 주는 등 다양한 교육 목적을 한꺼번에 실현할 수 있는 것이 ‘놀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상원초등학교 유은주(54)교무부장은 “놀이통합교육을 한 이후 학생들이 다투는 모습을 찾아보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놀이교육에 대한 반응도 좋은 편이다. 대전시교육청이 지난해 초등학생 1만1600명과 학부모 9826명, 교사 362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학생의 87.9%가 “놀이로 학교생활이 더 즐거워졌다”고 답했다. 대전시교육청 노수교 장학사는 “전국 대부분의 교육청이 놀이통합교육을 벤치마킹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대전시교육청은 지난해부터 ‘초·중·고 연계 Edu-Bridge 프로젝트(연계 교육)’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연계 교육은 유치원과 초·중·고교와 대학 등 교육 과정을 한 단계 오를 때마다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적응할 수 있게 돕자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대표적인 게 고교와 대학 간 ‘R&E’(연구·교육)과학프로그램이다. 선문대·한남대·대전대 등 3개 대학과 대전지역 19개 고교가 과학동아리를 운영한다. 이들 대학 교수 1명이 고교생 3~5명과 함께 실험실습 등을 지도하는 방식이다.

대전시교육청은 이 같은 교육으로 교육부가 올해 전국 17개 교육청을 대상으로 실시한 교육 만족도 조사에서 ‘우수 교육청’으로 선정됐다.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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