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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역 다음날 세이브 올린 홍상삼 "자신감 생겼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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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홍상삼. [일간스포츠]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홍상삼(26)은 지난 4일 서울 잠실 삼성전에서 전역한지 하루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타석엔 한일 통산 600호 홈런 기록을 2개 남겨둔 이승엽(40). 홍상삼은 "타자가 누군지 의식할 겨를이 없었다"고 했다. 포수를 바라보고 힘껏 던진 공. 전광판에는 시속 148㎞가 선명하게 찍혔다.

"전광판을 한 번 쳐다보고나니 마음이 좀 놓이더라구요." 지난 3일 경찰야구단에서 제대한 홍상삼은 이튿날 1군 엔트리에 등록되자마자 팀이 7-5로 앞선 8회 초 1사 1루에서 선발 유희관(30)을 구원 등판했다.

그는 최고 시속 150㎞의 빠른 직구를 앞세워 이승엽을 8구 만에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그 때 1루주자 구자욱이 2루로 뛰다 아웃되면서 순식간에 이닝이 종료됐다. 9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홍상삼은 안타 2개를 맞았지만 삼진 2개를 더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3년 2개월, 1156일 만에 세이브를 기록하는 감격도 누렸다.

5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롯데전을 앞두고 만난 그는 "첫 경기에서 너무 긴장한 탓에 근육이 조금 뭉쳤다. 그래도 첫 단추를 잘 꿰서 자신감이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그야말로 최고의 피칭이었다"며 칭찬했다. 홍상삼은 "손가락이 아플정도로 많은 축하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최근 선두 두산 불펜은 상황이 좋지 않다. 시즌 내내 두산 불펜의 버팀목이 됐던 정재훈(36)이 오른 팔뚝 골절로 수술대에 올랐고, 마무리 이현승(33)도 최근 세 차례 등판에서 2패를 기록하는 등 구위가 떨어져 있는 상태다. 하지만 홍상삼의 가세로 불펜 운용에 여유가 생겼다.

홍상삼은 "경찰야구단에서 유승안 감독님이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신경을 많이 써주셨다. 지난해 팔꿈치 부상으로 쉬면서 잡생각을 많이 없어졌다. 정말 군대에 잘 다녀온 것 같다"며 "원래 공을 던질 때 고개가 올라가면서 포수를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고 던졌는데 지금은 많이 좋아졌다. 선수들이 많이 힘든 시기인데 나는 체력이 비축돼 있으니 많이 던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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