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2017 수능, 반수생·재수생이 몰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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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 접수가 시작된 25일 대구시교육청을 찾은 수험생이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다음달 9일까지 전국 85개 시험지구 교육청과 일선 고등학교에서 응시원서 접수를 받는다. [사진=중앙포토]

2017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응시원서 접수가 시작된 8월 25일 대구시교육청을 찾은 수험생이 원서를 접수하고 있다. 9월 9일까지 전국 85개 시험지구 교육청과 일선 고등학교에서 응시원서 접수를 받는다. [사진=중앙포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다시 쳐서 대학을 가려는 N수생이 갈수록 늘고 있다. 대학을 다니며 재수를 하는 이른바 반수를 포함, 수능에 응시하는 졸업자가 증가세다. 평이한 수능 시험과 의대 선호 현상 등이 배경인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지난 1일 치른 2017학년 9월 수능 모의평가 전체 응시자는 재학생의 감소로 전년보다 1만 6699명이나 줄었다. 반면 고교 졸업생 응시자는 8만 5775명으로 지난해 보다 1619명 늘었다. 문·이과 통합 국어, 수학 범위 변화, 한국사 필수 등 시험 제도의 변화가 있는 해에는 재수가 늘지 않는데 이례적이다.

오는 11월 17일 치르는 2017학년 실제 수능 때는 졸업생 응시자가 더 늘어날 전망이다. 모평에는 참여하지 않고 바로 수능을 치르는 N수생이 5만여 명 정도 된다. 수능의 졸업생 응시자가 3년 연속 증가 추세여서 이번 수능 역시 N수생이 대거 합류할 것으로 보인다. 재학생들의 수능 표준점수가 모평보다 올라갈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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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양리혜 기자]

수능 응시자 5명 중 1명이 졸업생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더불어민주당·경기오산) 의원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4학년 수능 졸업생 응시자는 12만 7634명으로 19.61%였다. 2015학년 수능에서 13만 1539명으로 20.53%가 되더니 2016학년 수능 13만 6090명, 21.56%로 치솟았다. 졸업생 응시자의 상당수는 대학에 적을 둔 채 수능에 재도전하려는 반수생이어서 대학 입장에서도 골칫거리다.

안 의원은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4년 153개 대학 신입생 29만 4855명 중 17.2%인 5만 779명이 입학한 그 해에 휴학이나 자퇴를 했다”면서 “군대나 질병도 있겠지만 대부분 반수생일 것으로 추정돼 진로진학교육 등 적절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수능 비교적 쉬워 재도전 유혹

학령인구 감수와 수능이 필요 없는 수시 전형의 확대로 전체 수능 응시자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졸업생 응시자가 이렇게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수능 시험이 2016학년에 다소 변별력을 챙긴 ‘끓는물’이었다 해도 과거보다 평이한 출제 기조는 계속 이어가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수능이 EBS 연계율 70%에 이르러 재수 학원을 안 다니고도 혼자서 충분히 공부할 만하다”면서 “공부를 더 하면 점수를 올릴 수 있는 여지가 큰 만큼 다시 한 번 도전해 보려는 유혹을 느끼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현재 대학 1학년인 김모 양은 “전공에 대한 불만보다는 수능에 미련이 남아 2학기에 휴학계를 내고 반수를 택했다”면서 “학원비가 비싸 집에서 혼자 해 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벌이 다는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서울권 대학에 못 간 게 아쉬운 건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의대 가려면 재수하라?

극심한 취업난 속 의대 선호도 재수를 부추기는 원인이다. 소위 ‘SKY’를 다니면서도 이공계 학과를 그만두고 의대를 가기 위해 재수하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수능 성적 위주인 정시 모집 비율을 의대가 큰 폭으로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7학년 38개 의대의 정시 인원은 1076명으로 43.2%이다. 비율은 전 학년 44.%보다 소폭 감소했지만 인원은 전 학년 1033명에 비해 43명 늘었다.

재수 전문 학원인 대성학원의 의대, 치대, 한의대 입학 실적에서도 이 같은 현상을 엿볼 수 있다. 7개 본원에서 2016학년 의·치·한의대에 1376명(복수 합격)을 보냈다. 서울 강남을 비롯한 ‘교육특구’ 학생들이 내신 불리로 수시에 실패하고 좁은 문이 된 정시마저 실패, 재수의 길로 내몰리는 점도 한몫 한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이사는 "이들 중상위권 학생들이 대체로 의대를 희망하면서 고교 졸업 후 바로 진학하는 대학진학률이 강남구 50.9%, 서초구 54.2%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절반이 재수를 하는 꼴이다.

글=박정경 기자 park.jeongky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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