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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대사관 또 점거 기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8일 하오 9시 20분쯤 서울 미 대사관 정문에서 박성복군(22·고대 경제 4「광주학살 원흉 처단 및 보수대연합 구도 분쇄 투쟁위원회」위원장) 등 고대생 9명이 대사관을 점거해 농성을 벌이려고 담을 넘어 들어가다 경비 중이던 경찰에 모두 붙잡혔다.
이들 중 이덕경양(22·국어교육 4) 등 여학생 3명은 서울 신문로 1가 대한교육회관 앞 육교에서 시위를 벌인 후 농성에 합류하려다 시위 현장서 붙잡혔다.
박군 등은 5일 낮 12시 30분쯤 전민학련(전국 반제·반파쇼민족민주투쟁 학생연맹) 동부지역 평의회 소속 고대·한대·서울시립대생 13명이 미 대사관 점거 농성을 벌이려다 서울시입대 이의섭군(25·환경공학 4년·구속)이 경찰의 불심검문에 불잡히는 바람에 실패하자 고대생들끼리 다시 대사관을 점거하려 나선 것으로 경찰수사 결과 밝혀졌다.
경찰은 박군 등 9명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하고 점거 계획을 배후에서 조종한 전민학련 공동의장 정범진군(22· 고대 정외 4)을 수배했다.
◇점거기도=박군 등 남학생 6명은 이날 하오 9시쯤 택시를 타고 대사관에서 1km쯤 떨어진 서울사직공원 앞에서 내려 대사관 앞까지 걸어가 횃불 2개를 켜 들고 박군과 한남신(22·물리 4·제적)·김선균(22·경제 4)군 등 3명이 대사관 철책담을 넘어 들어갔다.
이때 근처에서 경비근무 중이던 사복 전경 등이 달려오자 담밖에 있던 나머지 3명은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경찰의 접근을 막았다.
◇검거=담을 넘은 박군 등은 5m쯤 들어가다 대사관 경비원들의 저지를 받자 준비한 유인물을 뿌리고 성조기 2개를 찢으며 「2원집정제 강요하는 미국은 물러가라」는 등 구호를 외치다 정문으로 들어온 경찰에 붙잡히고 밖에 있던 나머지 3명도 함께 구호를 외치다 검거됐다.
한편 같은시간에 5백여m쯤 떨어진 서울 신문로 1가 대한교육회관 앞 육교에서 이양 등 여학생 3명이 「2원집정제 강요하는 미국은 물러가라」는 등 플래카드 2개를 내걸고 육교 양쪽 계단에 신나를 부어 한쪽엔 불을 질러 놓고 유인물을 뿌리며 10여분 동안 시위를 벌인 뒤 박군 등과 합류하려 미 대사관폭으로 가다 교보빌딩 앞길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조사 곁과 박군 등은 대사관 8층 사무실을 점거해 내외신 기자 회견을 갖고 미 대사와의 면담을 요구하며 토론회를 갖는 등 농성을 기도한 것으로 밝혀졌다.
연행 학생은 다음과 같다. ▲박성복 ▲한남신 ▲김선균 ▲이덕경 ▲이정우(21·독문 3) ▲황주성(20·물리 3) ▲원택(20·국문 3) ▲송홍기(21·여·영어교육 3) ▲김혜경(20·여·통계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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