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충주병원 혈액투석환자 3명 C형간염 감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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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충주병원에서 혈액투석을 받은 환자 3명이 C형간염에 걸린 것으로 확인됐다. 투석실에서 환자가 C형간염에 감염된 것은 국내에서 이번이 처음이다.


환경검체 20건, C형간염 바이러스 검사 결과 모두 음성
감염경로 파악 안돼…"감염관리원칙 철저히 지켜 예방해야"

질병관리본부는 지난달 12일 건국대 충주병원의 자체 감염관리에서 인지된 C형간염 사례에 대한 역학조사 결과 해당 병원 혈액투석환자 73명 중 3명이 C형간염에 걸렸다고 1일 밝혔다. 새롭게 확인된 C형간염 환자 3명 중 1명은 기존 C형간염환자 1명과 유전형·유전자염기서열이 일치했다. 병원 내 감염으로 확인된 것이다.

나머지 2명의 환자의 검체에서는 유전자가 검출되지 않아 유전자염기서열 분석이 불가능했다.

현장조사에서 채취한 환경검체 20건에서는 C형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지 않았다. 환경검체 검사에서 모두 음성이 나오면 구체적인 전염 경로를 파악하기 어려워진다.

다만 질병관리본부는 감염자의 혈액이 공동으로 사용하는 항응고제 헤파린에 튀어 오염된 헤파린이 환자에 투여됐을 가능성이 제일 큰 것으로 분석했다. 투석 시 혈관에 주삿바늘을 꽂을 때 혈액이 튀는데 이 때 주변을 오염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혈액투석실 내 손씻기 세면대가 부족한 점, 투석시행 구역에서 약물을 준비한 점, 응급 시 장갑을 착용하지 않은 점 등도 감염 원인이 됐을 수 있다고 질병관리본부는 설명했다.

보건당국과 건국대 충주병원은 추가 환자가 발생하지 않는지 모니터링하기 위해 C형간염 정기검사 주기를 기존 6개월에서 1개월로 단축해 실시할 계획이다. 마지막 환자가 확인된 지난달 1일 이후 C형간염 최대 잠복기인 6개월을 적용하면 내년 2월까지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한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이런 경우는 극히 드물지만, 미국에서도 투석실에서 C형간염이 전염된 사례가 있다"며 "감염병 전파 예방을 위해 의료기관에서는 손위생, 장갑 착용, 투석시행 구역 외 청결구역에서 약물준비, 환경 청소 소독 등 기본 감염관리원칙을 철저하게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영지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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