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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침이 고인다…정의여고 치즈밥 3대 분식집 탐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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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나연·김혜나·이채원

졸업 후 많은 이들이 꼽는 학창시절 추억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학교 앞 맛집'일 것이다. 더욱이 과열되는 입시 경쟁 속 지쳐가는 요즘 10대들에게는 특색 있는 메뉴의 대표 맛집이야말로 학교생활의 묘미라고 할 수 있다.

각 학교마다 유명한 메뉴가 있다. 서울 정의여고에는 학교 안뿐만 아니라 이미 알 사람은 다 아는 학교 앞 메뉴가 있다. 오래 전부터 분식 마니아 사이에서 유명한 ‘치즈밥’이라는 메뉴다.

검색창에 ‘정의여고

검색창에 ‘정의여고'를 입력하면 등장하는 연관 검색어 ‘정의여고 치즈밥'.

어느 분야에나 경쟁이 존재하듯이 학교 앞 골목에는 치즈밥으로 경쟁하는 식당들이 있다. 황금 같은 식사 시간이 되면 도대체 어디 치즈밥을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학생들로 골목이 가득 찬다.

이 기사는 고등학교 생활 2년만에 이제는 치즈밥의 냄새만 맡아도 어느 집 메뉴인지 구별해낼 수 있다고 자부하는 TONG청소년기자들이 방문해 비교한 기록이다.

일명 ‘정의여고 언덕길

일명 ‘정의여고 언덕길'. 좁은 골목 사이사이 분식집들이 줄을 이룬다.

한 골목에 몰린 분식집. 애프터스쿨(1번), 호호분식(2번), 파란하늘(3번).

한 골목에 몰린 분식집. 애프터스쿨(1번), 호호분식(2번), 파란하늘(3번).

치즈밥 먹으러 가는 길 3단 요약

1. 눈 앞의 높은 오르막길에 놀라긴 이르다. 걸어오르면 힘든 만큼 더 맛있다.
2. 숨이 차오르기 시작할 때, 후각에 집중하라. 고소한 참기름 냄새가 입맛을 돋울 것이다.
(단, 오후 5시~6시 경에는 보충수업으로 지친 여학생들의 모습에 겁먹지 말자. 겉보기와 달리 좀비가 아니다.)
3. 눈에 보이는 분식집에서 간단하게 치즈밥을 주문한다. 여기서 잠깐! 치즈밥을 영접한 기쁨은 이해하지만 성급함은 금물이다. 막 달궈져 나온  뚝배기는 매우 뜨거으므로 받침대를 잡는 것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위의 모든 항목을 숙지했다면 각 분식집을 대표하는 선수를 만날 준비가 되었다.


1. '애프터스쿨'의 치즈밥과 닭강정: 서비스 좋은 집이 맛도 좋다!

가장 먼저 찾은 후보, '애프터스쿨'의 점심시간, 이미 많은 학생들이 자리를 잡고 있다. 입구부터 단연 눈에 띄는 것은 여고 앞 맛집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낙서들. 이 곳은 학생이라면 누구나 1만원 이상 주문 시 무료로 탄산음료를 준다. 동네에서 14년 동안 분식집을 운영해 온 주인 아주머니의 골목 맞춤형 친절함도 가게를 찾는 데 한 몫 하는 듯하다. 테이블마다 각양각색 다양한 메뉴들이 존재하지만, 그 중에서도 빠지지 않는 메뉴는 단연 ‘치즈밥’이다. 이에 아주머니의 강력 추천을 받아 대표 메뉴로 꼽힌다는 치즈밥과 닭강정을 주문해보았다.

애프터스쿨의 인기메뉴인 치즈밥과 닭강정.

애프터스쿨의 인기메뉴인 치즈밥과 닭강정.

애프터스쿨의 치즈밥. 강렬한 붉은색의 소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애프터스쿨의 치즈밥. 강렬한 붉은색의 소스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접시가 나온 후 가장 먼저 우리의 눈을 사로잡은 것은 이곳 치즈밥의 트레이드 마크인 매콤한 회오리 모양의 소스. 거기에 달콤한 옥수수와 짭짤한 김가루가 어우러져 특유의 달짝지근한 맛을 완성한다.

마지막으로 아낌없이 뿌려진 치즈까지 그야말로 완벽한 비주얼이다.엄청난 비주얼에 못지않게 소스와 각종 재료들이 어우러진 맛이 훌륭하다.

애프터스쿨의 또 다른 대표메뉴 ‘닭강정’.

애프터스쿨의 또 다른 대표메뉴 ‘닭강정’.

몇년 전 찜닭에 이어 닭강정 붐이 불며 당시 우후죽순으로 많은 닭강정 집이 생겼지만 대체로 그 맛은 비슷했었다. 그러나 이곳 닭강정은 조금 다르다. 치즈밥에 못지않게 많은 손님들이 즐겨 찾아 대표 메뉴로 등극했다. 이 닭강정은 매콤한 소스, 그리고 부드러운 닭고기 또한 맛있지만 가장 큰 특징은 갓 튀겨내 바삭바삭함이 일품인 튀김옷이다. 치즈밥보다 닭강정을 더 좋아한다는 학생도 있다. 이곳에 온다면 놓치지 말고 닭강정도 도전해보길.

애프터스쿨의 메뉴판.

애프터스쿨의 메뉴판.

- 2. '파란하늘'의 치즈밥 _ 참기름 향으로 승부한다!

가게 이름 만큼이나 파란 간판이 학생들을 반긴다. 이곳 역시 들어가자마자 벽면을 꽉 채운 낙서가 보인다. 주문을 기다리는 동안 수많은 낙서를 읽어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가게 벽면을 꽉 채운 낙서들.

가게 벽면을 꽉 채운 낙서들.

이곳의 효자 메뉴 역시 치즈밥이다. 이번에는 치즈밥과 찰떡궁합이라는 탄산음료도 함께 주문해보았다. 자칫 느끼하게 느껴질 수 있는 맛을 해소시켜 줄 수 있어 학생들은 '1인 1 치즈밥, 1 음료'를 선호한다.

파란하늘의 치즈밥과 그 느끼함을 덜어줄 탄산음료.

파란하늘의 치즈밥과 그 느끼함을 덜어줄 탄산음료.

어느덧 두 그릇째로 접어들었지만 치즈밥을 보면 어김없이 들뜬다. 이곳의 치즈밥은 다른 분식집에 비해 소스의 양이 많다. 달콤한 소스를 더 맛보고 싶다면 이곳을 추천한다. 풍부한 치즈는 밥과 함께 숟가락으로 휘휘 섞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거기에 고소한 참기름 향까지 더하니 침샘이 요동칠 수밖에 없다.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는 치즈밥.

뚝배기에서 보글보글 끓는 치즈밥.

뚝배기에 담겨 있어 쉽게 식지 않고 오랫동안 따뜻한 상태로 먹을 수 있다.

파란하늘의 메뉴판.

파란하늘의 메뉴판.

3. '호호분식'의 치즈밥 _ 오래된 단골이 존재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세 곳 모두 오랜 연차를 지녔지만 아마도 가장 많이 알려진 곳은 바로 이곳, '호호분식'일 것이다. 노란 간판이 인상적인 이 후보. 학생뿐만 아니라 곳곳에서 치즈밥을 먹기 위해 찾아온 손님으로 항상 북적인다. 여고 졸업생들도 잊지 못하고 찾아온다는 소문도 있다. 역시나 또 치즈밥을 주문했다. 연속으로 세 번째 먹는 치즈밥이다.

호호분식의 치즈밥.

호호분식의 치즈밥.

높은 인기의 비결은 역시 치즈였던 것일까. 따끈따끈한 뚝배기에 뿌려진 치즈는 곧 서서히 녹기 시작했다.

단 하나의 치즈도 튀어나오지 않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골고루 섞어주니 맛있는 냄새가 가게를 가득 채웠다. 유명한 집은 역시 뭔가 달랐던가. 소스의 맛에서 다른 곳들과 미묘한 차이가 느껴졌다. 더불어 이곳은 쫄면과 탕수육 등 다양한 메뉴들 또한 유명하니 한번 시도해보시라. 1만원도 안 되는 저렴한 가격으로 배부른 식사를 할 수 있다.

호호분식의 메뉴판.

호호분식의 메뉴판.

세 곳 모두 학교 앞 분식집 특유의 달짝지근한 맛으로 모두의 향수를 자극시키기에 아쉬움이 없었다. 학교 앞 분식집이니 어쩌면 조금 비좁고 소란스러울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이곳들이 졸업생들에게까지도 잊혀지지 않는 이유는 언제나 변함없이 그 자리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기억들과 함께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혹시 지금 이 기사를 보며 학창시절이 떠오른다면, 오랜만에 친구들과 '학교 앞 그 집'에서 약속을 잡아보는 건 어떨까.

글=김나연·김혜나·이채원, 사진=김나연·김혜나(정의여고 2) TONG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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