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더민주 ‘친문당’으로 탈바꿈한 날…박지원·손학규 150분 막걸리 회동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5면

친문 성향의 추미애 대표 선출 후 더불어민주당 소속 박원순 서울시장은 트위터에 “이제 길을 찾고 답을 알았으니, 시대 교체와 미래 교체를 위해 국민과 함께 일로매진(一路邁進)하기를 응원한다”고 밝혔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기자들에게 “단결과 화합을 통해 새로운 대한민국의 대안을 더민주가 만들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김부겸 의원은 페이스북에 “이번 전대는 대선 승리를 위한 당원들의 의지가 드러난 결과”라며 “결과에 승복하고 단결과 화합을 향해 새 출발을 해야 할 때”라고 적었다.

기사 이미지

27일 전남 강진에서 만난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장(오른쪽)과 손학규 전 더민주 상임고문. [뉴시스]

공식적으론 덕담을 했지만 내부 분위기는 달랐다. 익명을 원한 비주류 인사는 “문재인 전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대선 주자들은 일단 더민주의 틀 바깥에서 세력화에 성공해야 한다는 사실을 충분히 느꼈을 것”이라며 “당 내부보다 당 외부로 확장하려는 원심력(遠心力)이 작용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더민주 비주류는 호남 구애 돌입
박원순 측 “만경강 방어선 쌓겠다”
안희정 “계파보다 인물·정책 중점”

특히 차기 주자들이 시선을 두고 있는 무대는 호남이다. 당을 장악한 문 전 대표의 지지세가 약한 곳이기도 하다. 박 시장 측 관계자는 “2002년 경선 당시 노무현 후보가 이인제 대세론을 뒤집은 건 광주의 전략적 선택 때문이었다. ‘만경강(전북 군산 소재) 방어선’을 쌓겠다”고 말했다. 실제 박 시장은 지난 5·18 민주화운동 기념일에 광주를 찾아 “역사의 대열에 앞장서겠다”며 호남에서 대선 출마 의지를 드러냈다. 안희정 지사 측 관계자는 “대선에 이기려면 결국 계파보다는 인물과 정책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며 “우리는 우리 일을 열심히 하면 된다”고 말했다.

정계 복귀가 임박한 손학규 전 고문은 전대 당일인 지난 27일 전남 강진까지 찾아온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를 만났다. 두 사람은 이날 2시간30분 동안 ‘막걸리 회동’을 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국민의당에 들어와 안철수 전 대표와 경선을 통해 정권교체의 기틀을 마련하자”고 제안했다. 손 전 고문은 구체적 입장을 밝히지 않았으나 “(강진의) 백련사 여연 스님께서 ‘이제 나가라’는 이야기를 했다. 가까운 시일 내 상경해 국민에 대한 고민을 하겠다”고 말했다고 박 위원장이 전했다.

◆추 대표 첫 인사에 중도 인물=추 대표는 이날 비서실장에 신창현(초선·의왕-과천) 의원을, 당 수석대변인에는 윤관석(재선·인천 남동을) 의원을 내정했다. 신 의원은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환경비서관과 의왕시장을 지냈다. 계파색이 비교적 엷은 범친노로 분류된다. 윤 의원은 당 대표 경선에서 탈락한 송영길 의원의 측근이다. 추 대표의 측근은 “계파를 초월한 통합인사를 한 것”이라고 말했다.

차세현·유성운 기자 cha.sehyeo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