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주 열풍…1000대 1 속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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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인터넷 게임업체인 웹젠 이후 공모주 열풍이 계속되고 있다.

일반 주식투자는 등락이 심하지만 공모주는 상장.등록 초기에 높은 상승률을 보이는 경우가 많아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시중에 유동자금이 많은 데다 지난 5월을 고비로 부동산 시장이 주춤하는 것도 투자자들이 공모주로 몰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증권금융에 따르면 1~3월 평균 3백80대 1에 불과했던 공모주 경쟁률은 5~7월 1천2백대 1로 세배 이상 치열해졌다. 1~3월 공모시장에 5조6천억원이 들어온 반면 5~7월에는 세배 가까운 14조7천억원이 몰렸다.

◆5월 이후 공모주 열풍 지속=주가가 연초부터 곤두박질 치면서 지난 3월까지 공모주 시장도 크게 관심을 끌지 못했다. 8백55대 1(팬텀)의 경쟁률을 기록한 종목도 있지만 15대 1(태경화학) 등 1백대 1 이하의 경쟁률로 공모를 마치는 기업들도 적잖았다. 심지어 SK사태.카드채 문제.북핵 등의 위기가 겹치면서 4월에는 공모 기업이 한 곳도 없었다.

공모시장에 불을 붙인 기업은 웹젠이었다. 5월 15일 마감한 이 회사의 공모주 청약에 3조3천억원이 몰리면서 경쟁률이 1천4백대 1에 달한 것.

지난 22일 청약을 마감한 시스윌의 최종 경쟁률이 1천3백22대 1을 기록한 것을 비롯해 웹젠 이후 상장.등록한 15개사 중 씨씨에스(1백32대 1)를 제외한 14개사의 경쟁률이 5백대 1을 넘었다.

◆주의점과 투자 요령=공모주는 동시호가(오전 8~9시) 때 공모가의 90~2백% 내에서 시초가가 정해지기 때문에 첫 거래일에 팔더라도 공모가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 또 상장.등록 이후 3~5일 정도 상한가를 지속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최근엔 1~2일 오르다 하락세로 반전하는 종목도 늘고 있다. 매각 시점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메리츠증권 노기선 주식인수팀장은 "기업의 실적과 사업내용에 따라 주가 수준이 크게 다르기 때문에 공모 전에 금융감독원 인터넷 홈페이지에서 유가증권 신고서 등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공모주 청약을 하려면 주식인수를 담당하는 증권사에 계좌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대개 청약금액의 50% 이상을 증거금으로 납부해야 한다. 직접 청약하기가 번거로우면 투신사가 만든 공모주 펀드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현투증권이 투자금액의 5%를 공모주에 투자하는 '골드 공모주 뉴하이일드펀드'를 22일부터 2차 판매에 들어갔으며, 동양종합금융증권과 동부증권 등도 공모주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

김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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