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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랑드 인기 하락 힘입어 사르코지 세번째 대권 도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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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 사르코지(61·전 프랑스 대통령)

니콜라 사르코지(61) 전 프랑스 대통령이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하겠다고 22일(현지시간) 선언했다. 사르코지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과 트위터에 “내년 대선에 출마하기로 결정했다. 프랑스 역사상 매우 고통스러운 시기지만 (테러와의) 전쟁을 이끌 힘이 내게 있다는 걸 느낀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대통령을 지낸 사르코지는 2012년 대선 때도 재선에 나섰다. 하지만 중도 좌파 사회당의 프랑수아 올랑드 현 대통령에게 패했다. 당시 사르코지는 올랑드에게 패배해 정계를 은퇴했지만 올랑드 덕분에 2년 후 정계에 복귀했다. 올랑드의 인기가 추락하면서 자연스럽게 복귀 타이밍을 찾은 것이다. 사르코지는 중도 우파 제1야당인 대중운동연합(현 공화당) 대표로 당선됐다. 이후로 사르코지의 내년 대선 출마는 예상됐던 일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사르코지가 엘리제궁 탈환을 호시탐탐 노려온 건 누구나 아는 비밀”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당선 가능성이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는 “최근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 전 대통령의 인기가 올라가고 있다”며 “프랑스가 심각한 테러와 이민 문제에 직면한 상황에서 행정 경험과 강한 리더십의 사르코지가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사르코지도 프랑스 유권자에게 강경한 테러ㆍ이민 정책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2004년 내무장관 시절 공립학교 및 공공기관에서 히잡 등 종교적 색채를 드러내는 의상 착용을 못 하게 했고, 대통령이던 2010년엔 부르카 착용을 금지시켰다. 사르코지는 이번에도 대학 내 히잡 착용 금지, 돼지고기를 넣지 않은 무슬림을 위한 대안급식 반대 등 반이슬람 공약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사르코지는 1차 관문인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11월20일)을 먼저 통과해야 한다. 상대는 1990년대 자크 시라크 대통령 시절 총리를 지낸 알랭 쥐페 현 보르도 시장이다. 이달 초 중도우파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쥐페의 선호도는 74%로 사르코지(57%)를 앞섰다. 2007년ㆍ2012년 대선 당시 불법 선거자금에 연루된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도 넘어야 할 산이다.

사르코지가 대선 도전장을 내면서 사회당에서도 대선 잠룡들이 꿈틀거리고 있다. 올랑드와 아르노 몽트부르도 전 경제장관이 출마 의사를 내비친 상태고, 에마뉘엘 마크롱 경제장관도 출마가 예상된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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