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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으로 C형간염 무더기 감염 사태 또 발생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에 의한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또 다시 발생했다. 지난해 서울 양천구 다나의원과 올해 초 강원도 원주시 한양정형외과의원에 이어 세 번째다.

질병관리본부는 22일 서울 동작구 서울현대의원(현 JS의원)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해 역학조사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2006년~올 3월이 조사 대상이며 이 중 감염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는 2011~2012년 환자 1만1306명부터 25일 조사를 시작한다. C형간염뿐만 아니라 B형간염·에이즈(HIV)·매독 등 혈액 매개 감염병을 조사한다.

질병관리본부는 2006년 3월부터 올해 3월 해당 의원 내원자의 C형간염 검사여부와 결과를 조회해 항체양성률을 분석했다. 그 결과, 2012년 해당 의원 내원자 923명의 항체양성률은 17.7%, 2013년 내원자 537명의 항체양성률은 13.2%였다. 이는 한국 평균 C형간염 항체양성률 0.6%보다 최대 30배 가까이 높은 수치다. 항체양성률이란 전체 검사자 중 항체양성자의 분율로, C형간염에 현재 감염되었거나 과거에 감염된 사람의 비율을 뜻한다. 2006년(13.7%), 2007년(7%), 2010년(6.6%), 2011년(8%), 2014년(9.2%)의 항체양성률도 한국 평균치의 10배 이상 높았다.

2012년과 2013년 항체양성률이 특히 높은 것은 내원자가 2011~2012년 C형간염에 감염돼 형성된 항체가 이듬해 검출된 것으로 추정했다. 환자들은 이 의원에서 비만치료, 신경차단술, 통증치료, 급성통증 완화 TPI주사(통증유발점주사) 등의 침습적 시술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의원에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의심된다는 신고가 보건복지부에 접수돼 이번 조사가 시작됐다. 동작구 보건소는 지난 3월24일부터 이틀간 의료기관 현장 조사를 수행해 사용한 주사제와 바늘, 수액제제 등 3가지 환경검체를 수거해 검사를 의뢰한 결과 환경검체에서는 C형간염 바이러스가 확인되지 않았다.

서울시와 동작구 보건소, 주소지 관할 보건소는 해당 의원 이용자의 C형간염 감염여부 확인 위해 25일부터 개별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유선으로 안내한 뒤 감염 여부를 조사할 예정이다.

조은희 질병관리본부 감염병관리과장은 "감염 경로 파악이 중요한데 내원자가 많아 2011년과 2012년 환자에 대해서 우선 역학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라며 "심층조사로 어떤 시술을 통해 감염됐는지 파악한 뒤 해당 시술 받은 다른 환자까지 역학조사 범위를 넓히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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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체양성률은 전체 검사자 중 항체양성자의 분율로, C형간염에 현재 감염됐거나 과거에 감염된 사람의 비율. 한국 평균은 0.6%.
자료: 질병관리본부

서영지·황수연 기자 vivi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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