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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올림픽 방송의 '몹쓸 편집'…선수도 울고 시청자도 울고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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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전 지구인의 축제다.

이슬람 율법 지키려 선수 몸통 모자이크

저마다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이 뽐내는 기량에 이념과 국경은 무의미해진다.

하지만 이런 올림픽 정신도 이슬람 율법을 극복하진 못하는 모양이다.

이란의 리우올림픽 중계방송은 이런 웃지 못할 현실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여성의 맨 몸이 노출되는 걸 금기시하는 이슬람 세계에서 '맨몸뚱이' 일색인 올림픽 선수들의 경기 장면을 그대로 내보내는 것은 상상도 못할 일이다.

이란의 한 방송국이 내보낸 올림픽 경기 장면은 이런 고민의 흔적이 너무 뚜렷하다.

평균대 위를 오가며 재주를 부리는 여자 기계체조 선수의 몸통을 가린 모자이크는 그나마 나은 편.

100미터를 쏜살같이 달려가는 여자 육상선수들은 아예 '검정 몸통'으로 덧칠했다.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은 남편이 아닌 다른 남성의 접촉을 차단하기 위해 여성은 가족 앞을 제외하고는 두건을 써서 몸을 가려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반면 네덜란드 여자 축구 클럽 FC de Rakt는 미니스커트로 된 여성 전용 유니폼을 일찌감치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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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스커트 유니폼을 도입한 네덜란드 여자 축구팀 `FC Derakt`. [사진출처=FC Derakt 홈페이지]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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