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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M] “인류 다양성 존중, 스타트렉3에선 더 부각시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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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영화 감독으로 신용카드를 써가며 작품을 만들기 시작했는데, 대형 프랜차이즈 영화를 연출하는 데까지 왔네요. 1966년 TV 시리즈로 시작한 오리지널 ‘스타트렉’의 팬이기에 더욱 영광이고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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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의 3편 ‘스타트렉 비욘드’의 출연 배우와 감독. 18일 개봉을 앞두고 한국을 찾았다. 왼쪽부터 크리스 파인, 사이먼 페그, 대만계 미국인 감독 저스틴 린, 재커리 퀸토. [사진 라희찬(STUDIO 706)]

SF 블록버스터 영화 ‘스타트렉 비욘드’의 국내 개봉을 맞아 내한한 저스틴 린(43) 감독은 16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렇게 운을 뗐다. 세계적으로 수많은 팬을 거느린 ‘스타트렉’ 리부트 시리즈의 3편으로, 1·2편(2009·2013)을 연출한 J. J. 에이브럼스 감독이 제작자로 물러나며 새롭게 메가폰을 잡은 그다. ‘분노의 질주’ 시리즈 연출자로도 유명한 대만계 미국인이다.

내일 개봉…저스틴 린 감독 내한
동성애 캐릭터 등 더 섬세하게 그려
아날로그 감성·유머도 녹여 재미
악의 존재감 약해진 건 아쉬워

3편에서 엔터프라이즈 호에 탑승한 커크 함장(크리스 파인)과 대원들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적의 공격을 받아 낯선 행성에 불시착한다. 커크를 비롯한 주요 대원인 스팍(재커리 퀸토), 스코티(사이먼 페그) 등은 적에게 붙잡힌 동료를 구출하는 작전을 긴박감 있게 펼친다. 틈을 찾을 수 없이 정교하게 짜인 이야기에 시원하고 화려한 액션은 이 시리즈의 명성을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1·2편의 스펙터클함을 그대로 가져오면서도 아기자기한 유머를 곳곳에 심어 재미를 준 점도 높이 살 만하다. 특히 커크가 오토바이를 타고 동료를 구출하는 장면, 라디오 주파수를 이용해 적을 교란하는 장면 등 ‘스타트렉 시대의 아날로그 감성’이 녹아있는 부분은 이 영화의 백미다.

하지만 전편의 부담이 워낙 컸기에, 무엇보다 린 감독이 열정을 쏟은 것은 캐릭터들 간 관계였다. 각 대원들의 관계가 전편보다 더 섬세하게 묘사되고, 그간 나오지 않았던 1등 항해사 술루(존 조)의 동성 연인도 등장하는 이유다.

이렇게 각각 출신도, 개성도 다른 이들이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이 매끄럽게 그려진다. 그는 “주인공들의 모험뿐 아니라 이들의 개인적인 삶, 다른 면을 좀 더 보여주면 어떨까 고민을 많이 했다. ‘스타트렉’ 시리즈의 강점이 다양성의 가치를 존중하는 데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우리 인류가 추구해야 하는 목표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전편을 보지 않은 관객들은 이 인물들에 푹 빠져들기 어려울 수도 있지만, 시리즈의 팬이라면 더욱 좋아할 만한 요소다. 악의 존재감이 약한 것은 조금 아쉽다.

함께 한국을 찾은 주연 배우 크리스 파인(36)은 “두 번째 내한인데 전세계 어디에서도 받아본 적 없는 환대를 해주셔서 감사 드린다”며 “ 이 영화는 사랑과 인류애에 관한 이야기다. 문화와 인종이 달라도 사랑만 있다면 모든 장애물을 극복할 수 있다는 메시지다. 물론 멋진 비주얼도 있다”고 덧붙였다.

역시 세 편 모두 참여한 배우이자, 각본도 함께 쓴 사이먼 페그(46)는 “시리즈를 거듭하며 점점 캐릭터를 진화시킬 수 있어 좋다. 내가 쓴 장면 어느 하나를 꼽을 수 없이 모든 장면이 사랑스럽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18일 개봉.

임주리 기자 ohmaj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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