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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공 경제, 안정성장으로 전환|12일 폐막된 전인대 결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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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홍콩=박병석 특파원】12일 북경에서 폐막 된 중공 제6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4차 회의의 큰 흐름은「건설과 개혁」「법제 강화」등 2가지로 요약된다.
중공 식 경제 모델을 제시한 제7차 5개년 계획(86∼90년)통과와 민법·의무 교육법·외자기업 법 제정 등 이 그것이다.
2천7백 여명의 전국 대표들이 참석한 이번 전인대는 농촌경제에서 도시경제로 진전되어 온 경제 체제개혁을 과학기술·교육부문 등으로 확산시키는 등「전면개혁」을 시도키로 했다.
내년 13차 중공 당 전당 대회에서 퇴진이 예상되는 등소평이 주도하는 개혁파와 진운· 팽진 등 보수파간의 합의의 산물인 이 계획은「등 없는 등의 경제노선」을 담고 있다.
또 17일간의 토의를 통해 농업·교육·사상·문화공작 등 9가지의「중요 수정」을 거쳐 12일 통과된 이 계획은 보수파의 입장이 강하게 반영돼 있다.
9개의「중요 수정」중 핵심을 이루는 식량증산·농업투자 확대 등 농정중시는 보수파의 우두머리인 진 운(정치 국 상무의원)이 작년 9월의 임시 전당대회에서 강력히 주장한 것이며 마르크스 이론에 충실할 것을 지적한 사상·문화공작의 강화는 전인대 상무위원장(국회의장) 팽 진의 지론이다.
이「7차5개년 계획」은 81∼85년간의 먼젓번 6차 계획이 기본적으로 큰 성과를 올렸으나「결점과 착오」등「적지 않은 문제」(문제 부소)를 노출시켰다는 평가 위에서 안정성장을 지향하고 있다.
적지 않은 문제란 투자과열 등 급성장에 따른 수급불균형, 수입급증에 따른 외환부족, 물가상승, 식량감산, 경제범죄 등「부정지풍」의 급증을 말한다.
중공은 7차 계획기간 중 경제 성장률을 나타내는 전국 공 농업 생산액 신장률을 연평균 6·7%(농업 4%, 공업 7·5%)로 잡았는데 이는 6차 계획 기간중의 연평균 성장률 11%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중공의 경제 성장률을 자본주의의 개념인 국민총생산액(GNP)증가율 기준으로 보면 연평균 6차 계획 기간의 실적이 10%, 이번 기간중의 계획치는 7·5%가 된다.
이처럼 계획이 안정 성장 정책으로 전환한 것은 경제적 필요성 못지 않게 권력투쟁이라는 정치적 요인을 감안한 것으로 해석된다.
과열성장, 특히 84년 말부터 돌출하기 시작한 물가문제는 지시계급과 학생들의 불만을 일으켰고 보수파의 공격을 받아 왔다.
등소평 자신은 물론 진 운 등 보수파를 포함한 제1세대 지도자들의 퇴진이 예상되는 내년9월의 제13차 전당대회를 앞두고 보수파의 표적이 될 구실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타협하게 된 것이다.
민법 등 3개 법률안의 통과는 농업·공업·과학기술·국방 등「4개 현대화」외에「정치현대화」를 내다보고 마련한 기본적인 제도 정비다.
특히 민법은 개인과 법인의 권리인정과 분쟁조정을 규정하고 사회주의 체제에서도 개인이 「주택·저축·법률이 인정하는 생산수단」등 재산 소유를 인정하고 있다.
이 민법은 또 저작권·특허권·상표권 등도 규정, 상법의 내용도 담고 있어 시장경제체제에서 인정하는 요소를 가미해 경제를 개발하려는 중공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외자기업 법」은 1백% 외자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것으로서 ▲중공 경제발전에 도움을 주고 선진기술과 설비를 들여오거나 ▲제품의 전부나 대부분을 수출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한편 인사 면에서는 교우 당 중앙서기(62·정치국원)가 부수상으로, 송 건 국가과학 기술위주임(54)이 국무위원으로 선출 됐는데 교는 부정부패 척결 등 정법 공작을, 송은 이 과학기술을 주도할 것이다.
호요방 총서기 직계인 교석은 조자양 수상 계인 부수상 전기운과 함께 다음 수상의 유력 후보로 등장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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