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베트남 소아암 병동의 현실, 충격 받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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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수형·정서영

매주 수요일 우리는 방과후 활동으로 근처 병원의 소아암 병동에서 아이들과 함께 놀아주는 봉사 활동을 한다. 호치민 빈탄군에 있는 공립 병원이다. 그러나 막상 방문하면 “나라에서 운영하는게 맞나?” 의문이 들 정도로 병원의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B?nh vi?n Ung B??u H? Chi Minh 병원. [사진=HCMC 종양학병원 홈페이지]

B?nh vi?n Ung B??u H? Chi Minh 병원. [사진=HCMC 종양학병원 홈페이지]

소아암 병동은 보호자의 손길이 절실히 필요한 어린 아이들이 있어 다른 병동보다도 특히나 간호시설이나 보호자를 위한 시설이 필요한데, 베트남 병원은 그런 시설이 따로 마련되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병동의 복도와 환자실은 마치 시장에 온 것처럼 북적거려 정신이 없고 아이들과 같이 침대에 있거나 바닥에 앉아 있는 부모나 친척은 베트남 병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러나, 재빠르게 행동해야 되는 병원에 많은 사람들이 있는 것은 의료진뿐만 아니라 다른 환자들에게도 방해 될 수 있다.

보호자와 환자 등의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소아암 병동의 복도.

보호자와 환자 등의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는 소아암 병동의 복도.

소아암 병동의 내부.

소아암 병동의 내부.

청결한 위생이 생명인 병원에 많은 사람이 밀집되면 관리가 매우 어렵다. 작은 병도 쉽게 퍼져 면역력이 떨어지는 소아환아의 상태를 더욱 심각하게 할 수 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중환자실에 방문하는 사람 역시 소독을 하지 않고 아무나 들여보내는 허술한 병원의 규정이었다.

베트남 정부는 병원의 가장 중요한 요소를 의사의 능력이라고 생각하고 대부분의 자금을 의사 교육과 양성에 투자한다. 반면 병원의 시설과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투자되는 자금은 거의 없어 병원의 환경은 열악할 수 밖에 없다. 예전부터 많은 봉사 단체들이 병원 환경을 개선하려고 수차례 기부했으나, 베트남 정부는 이 돈을 기부자들의 바람인 병원 환경을 개선 대신 의사 양성에 투자했다. 그러나 다행스럽게도 최근 정부의 시선이 달라졌다. 베트남 보건복지부는 예산 재할당을 통해 공립 병원의 의료 시설을 개선하고 새로운 병원을 지어 과밀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발표했다.

환자와 보호자가 병실 내에서 뒤섞여 있다.

환자와 보호자가 병실 내에서 뒤섞여 있다.

힘든 암 투병 중에도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환아.

힘든 암 투병 중에도 환한 미소를 잃지 않는 환아.

이런 환경에서 힘겹게 투병 중임에도 불구, 환아들은 웃음을 잃지 않는다. 소아암 병동의 아이들은 또래 아이들처럼 자유롭게 뛰어놀지는 못하지만 하루하루를 살아갈 수 있음에 감사한다. 아이들은 암과 맞서 싸워 이길 수 있다고 굳건히 믿고 있다. 만약 병원의 시설이 개선된다면, 아이들의 간절한 소망은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지지 않을까.

글·사진=이수형·정서영(British International School Ho Chi Minh City 10) TONG청소년기자 호치민베트남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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