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경제회복 기대감 '모락모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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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미국의 경기선행지수가 3개월 연속 상승해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고 있다.

유력 민간 경제연구기관인 콘퍼런스 보드는 21일 6월의 경기선행지수가 전달보다 0.1% 상승한 1백11.8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경기선행지수는 4월과 5월에도 각각 0.1%, 1.1% 상승했었다.

3개월 연속 상승은 지난해 초 이후 1년6개월 만에 처음이다. 전문가들은 초저금리의 지속과 달러화 약세, 주가 상승 및 주택경기의 꾸준한 호조 등이 향후 경기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콘퍼런스 보드의 켄 골드스타인 이코노미스트는 "경기선행지수가 호조를 보이고 있는 것은 올 하반기에 경기가 풀릴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시사하고 있다"며 "그러나 올 3분기 경제성장률이 높아질지 모르지만 본격적인 경기 회복은 노동시장이 실제로 개선되는 내년 1분기에나 가능할 것"이라고 조심스러운 낙관론을 폈다.

콘퍼런스 보드의 경기선행지수는 주가.통화공급.주택건설 허용실적.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등 경기 선행성이 있는 지표 10개를 모아놓은 것이다.

경기선행지표가 좋아지고 있는 가운데 코카콜라.IBM 등 간판급 기업들의 실적이 뚜렷하게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세계 최대 청량음료회사인 코카콜라는 2분기 순익이 11% 증가했으며, IBM도 2분기 매출이 10% 증가했다고 이날 밝혔다.

사무용품 전문메이커인 3M도 2분기에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해 올해 연간 실적 전망치를 높인다고 발표했다. 3M의 2분기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0.1% 증가한 45억8천만달러였다. 대형 제약회사인 머크도 순이익과 매출이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 같은 실적 개선이 주로 달러 약세에 기인한 것이어서 오래 지속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타면 달러화가 다시 강세로 돌아설 수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날 미국 증시는 머크의 실적개선 정도가 투자자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으면서 전반적으로 후퇴했다. 다우지수는 지난 주말보다 1% 떨어졌으며 나스닥지수는 1.58% 하락했다.

뉴욕=심상복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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