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오너 공백 3년 끝…재계 일각 “사면 폭 더 컸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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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CJ그룹은 이재현 회장이 특별사면·복권 되면서 ‘불확실성 리스크’를 벗게 됐다. 주가가 이를 반영했다. CJ 주가는 이 회장의 ‘광복절 특사’에 대한 기대감으로 12일까지 닷새 연속 상승해 18만3500원에서 9.5% 오른 20만10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김승연·최재원·담철곤 등은 빠져
경제인 14명 중 13명 중소기업인

이 회장은 이날 CJ그룹을 통해 “치료에 전념해 빠른 시일 내 건강을 회복하고 사업으로 국가와 사회에 기여하는 것을 인생의 마지막 목표로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 회장이 올해 안에 경영 일선에 복귀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복수의 CJ그룹 관계자는 “이 회장의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아 치료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서울대병원에 계속 머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근육이 위축되는 희귀병 샤르코마리투스(CMT)와 만성신부전증이 악화돼 2013년 7월 구속기소 이후 대부분 구속집행정지 상태로 서울대병원에서 지냈다.

CJ그룹은 ‘3년 오너 공백’에서 벗어나면서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5월 발표한 1조4000억원 규모의 ‘K컬처밸리’ 사업을 포함해 한류문화·상생·일자리와 관련한 투자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CJ그룹은 “사면 결정을 환영하고 감사드린다”며 “사업을 통해 국가경제에 크게 기여해달라는 뜻으로 알고 글로벌 문화기업 도약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번 사면 대상에 포함된 경제인은 모두 14명이다. 이 회장을 빼고는 모두 중소기업인이다. 법무부는 “사면법에 따라 명단은 비공개가 원칙”이라며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이 회장만 공개하기로 사면위원회가 의결했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 등 경제단체들은 사면에 대해 “어려운 경제 상황에서 경제인들이 현장에 복귀해 경제발전에 이바지할 수 있는 기회”라며 환영했다. 하지만 재계 일부에서는 이 회장 외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최재원 SK 수석부회장, 담철곤(61) 오리온그룹 회장 등 대기업 총수들이 사면 대상에서 모두 제외된 것에 대해 “경제활성화를 위해서는 사면 폭이 더 컸어야 했다”고 지적했다.

구희령·문희철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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