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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드로 내년 무수단급 요격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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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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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내년에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로 북한의 무수단 미사일(북한명 화성-10호)을 상정한 미사일을 요격하는 실험을 실시할 계획이라고 방한 중인 제임스 시링(사진) 미 국방부 미사일방어청(MDA) 청장이 11일 밝혔다. MDA는 미국의 미사일 방어전략을 총괄하는 곳으로, 시링 청장은 사드 등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체계를 총괄하는 인물이다.

한국 온 시링 미국 MDA청장 간담회
“사거리 3000~5500㎞급 미사일 타깃”
“한국 사드는 미 MD와 별개” 강조

시링 청장은 “(사드로) 단거리·준중거리·장거리 미사일 요격 실험을 13차례 실시해 모두 성공했다”고 강조했다. “무수단급 미사일에 대한 요격 실험은 없었냐”는 질문을 받자 시링 청장은 “사정거리 3000~5500㎞에 이르는 중거리 미사일 요격 실험은 없었다. 내년에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북한의 스커드(사거리 300~1000㎞)와 노동(1300㎞) 미사일에 대한 사드의 요격능력이 기존의 요격 실험에서 이미 입증된 만큼 지난 6월 발사에 성공한 무수단 미사일을 염두에 둔 ‘맞춤형’ 실험을 실시하겠다는 뜻이다.

무수단 미사일은 북한이 괌을 공격하기 위해 개발한 사거리 3500㎞의 미사일이다. 중거리 탄도미사일에 대한 요격 실험이 없었음에도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지난달 초 국회 등에서 “사드는 북한의 스커드는 물론이고 노동·무수단·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요격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시링 청장은 특히 사드가 방어용 무기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포워드(FBM·전방) 모드일 경우 사드 레이더는 1000㎞ 이상을 볼 수 있지만 한국에 배치하는 터미널(TM·종말) 단계 레이더는 그보다 훨씬 짧다”며 “(한국에 배치되는 레이더의) 터미널 모드를 포워드 모드로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반발을 의식한 발언이다. 그동안 중국과 국내 일부 전문가 사이에선 미국이 필요할 경우 레이더를 전방 모드로 개조해 중국을 감시할 것이라는 주장도 있었다.

그는 또 “한국의 사드는 미국의 MD 체계 구축과 별개”라고 했다. 하지만 국방전문가인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미국은 장기적으로 사드 체계를 이지스함 등과 연계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며 “성주에 배치 예정인 사드가 당장 MD 체계에 들어가지 않겠지만 향후 상황이 어떻게 바뀔지 모른다”고 지적했다. 

국방부공동취재단,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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