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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 사오정] 사드 방중 더민주는 웃고…새누리는 날선 비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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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의 공개적인 '방중 재검토'를 요구 받았던 더불어민주당 초선의원 6명이 8일 오전 중국으로 출국했다.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와 중국으로 떠나는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의 표정은 달랐다. 더민주 의원들은 밝은 표정으로 김포공항을 떠났고, 여의도의 새누리당 지도부는 이들을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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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손혜원ㆍ신동근ㆍ소병훈ㆍ김영호ㆍ김병욱 의원(왼쪽부터)이 8일 오전 김포공항에서 중국으로 떠나고 있다. 조문규 기자

이날 김포공항 출국장에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이는 손혜원 의원. 손 의원은 이날 오전 7시 김포공항 3층 출국장에 나왔다. 뒤를 이어 신동근ㆍ소병훈ㆍ김영호ㆍ김병욱 의원 순으로 나타났다. 6명의 의원 중 박정 의원은 이날 오후 비행기로 출국했다.

더불어민주당 사드 대책위 간사인 김영호 의원이 공항에 도착해 기자들의 질문을 받는 과정에서 한 시민단체 회원이 ‘사드배치는 대한민국 군사주권, 북핵 미사일 방어용!’이라고 쓴 현수막을 펼쳐들고 “매국노”라며 소리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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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김영호 의원이 8일 오전 중국으로 떠나기에 앞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 의원의 뒤로 한 시민단체 회원이 ‘사드배치는 대한민국 군사주권, 북핵 미사일 방어용!’이라고 쓴 현수막을 펼쳐 들어보이고 있다. 조문규 기자

김 의원은 출국에 앞서 이날 오전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방문을 비판하는 청와대와 새누리당을 향해 “우리가 안 가게 되면 중국 매체가 외신에서 뭐라고 보도하겠냐. 청와대에서 직접 개입해서 야당 국회의원들의 출국을 막았다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부와 우리 청와대에서 입장 표명을 안 했을 경우에는 조용한 의원 외교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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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민주 의원들이 사드와 관련해 중국을 방문한 8일 오전 김포공항 귀빈실 앞에서 한 시민단체 회원이 이들 의원들의 중국방문을 반대하는 플래카드를 들고 서 있다. 조문규 기자

김 의원은 공항에선 “어깨가 무겁다. 이렇게 확대될 문제는 아닌데, 어제(7일) 청와대 입장 표명 이후 상당히 마음도 무겁고, 사명감도 굉장히 생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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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8일 서울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혁신비대위회의에 참석해 이날 사드와 관련해 중국을 방문한 더민주 의원들을 비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이분들의 활동은 앞으로 국민과 역사가 엄정히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한편 이들의 비행기가 중국으로 출발한 시간인 이날 오전 9시 서울 여의도 새누리당사에선 마지막 혁신비대위회의가 열렸다.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의 마지막 소회 이후 마이크를 넘겨받은 정진석 원내대표는 중국으로 떠난 더민주 의원들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정 원내대표는 “외교와 국방은 정부가 우선적으로 추진해나가는 것이고 정치권에서 초당적으로 뒷받침해주는 것이 각국의 사례다”며 “이분들의 활동은 앞으로 국민과 역사가 엄정히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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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김영우 의원이 8일 오전 여의도당사에서 열린 혁신비대위에 참석해 환구시보(環球時報) 6일자 1면을 보여주고 있다. 김 의원은 이날 “벌써부터 중국은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을 100% 국가 이익을 위해 활용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조문규 기자

이어 마이크를 넘겨받은 김영우 의원은 이들 더민주 초선 의원 6명의 방중(8~10일)계획을 1면에 보도한 중국 인민일보(人民日報)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 6일자를 들고 나와 이들을 비판했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김 의원은 “벌써부터 중국은 더민주 의원들의 방중을 100% 국가 이익을 위해 활용하기 시작했다”며 “이번에 방중하는 한 의원이 ‘사드배치가 타당하지 않다. (사드에 대해) 중국이 반대하는 이유를 확인하고 국내에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하고 있다”고 했다.

김 의원은 이어 “방중이 이처럼 중국이 의도하는 대로 악용될 것을 뻔히 알면서도 왜 굳이 중국을 방문한다는 것인지 답답하다”고 말했다.

환구시보는 지난 6일 ‘한국의 사드에 반대하는 의원이 방중에 앞서 집중 공격당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의원들의 소통을 위한 방문이 정부 관원, 집권당과 언론으로부터 ‘매국 행위’ ‘국제적인 웃음거리’ ‘한국 외교정치의 치욕’이란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성우 청와대 홍보수석은 더민주 의원들이 중국으로 떠나기 하루전인 7일 브리핑을 통해 “중요한 시점에 더민주 의원 6명이 중국을 방문하려는 건 다시 한번 재검토해야 할 사항”이라며 “방중 활동은 결과적으로는 중국 측 입장을 강화하고 우리 내부 분열을 심화시키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더민주 의원들은 10일까지 3일간 베이징대 교수들과의 좌담회(8일), 교민간담회(9일), 베이징 주재 한국언론 특파원 오찬, 중국 혁명건설촉진회 리홍린 부장 주최 만찬(9일)등의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조문규ㆍ김성룡 기자 chom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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