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에 유람선6백척 뜬다든데… 안전대책이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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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오는 6월부터 유람선·수상스키·요트·보트등 6백여척의 배를 띄울 한강수상 이용계획이 안전대책을 세우지 않은채 추진되고 있어 선박충돌등 안전사고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한강개발계획으로 서울시가 추진중인 수상 이용계획은 시속40노트(74km)의 고속으로 달리는 수상스키의 경우 모터보트의 속도와 회전반경을 생각하지 않고 47만평밖에 안되는 수면에 3개업체 30척의 모터보트를 띄우도록 승인해 서로 충돌할 위험 큰데다가 4백여척의 보트가 뜰 뚝섬앞 보트장사이로 유람선이 다니게 돼있어 역시 사고위험이 있다는것. 또 선착장에 선박 승강대용으로 설치할 바지선도 역추진엔진을 설치하지 않은채 앵커로 고정시킨다는 계획이어서 장마때 떠내려갈 가능성이 있는것으로 지적됐다.
이같이 한강수상이용계획의 안전성이 문제되는 것은 서울시가 서둘러 계획을 추진하는 바람에 안전성에 관한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았기 때문으로 전문가들은 지금이라도 안전세칙과 관리지침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상스키=잠실 전철교에서 광진교상류 1km지점까지 한강수면 47만평을 3개업체가 나눠 각각 모터보트 10대씩 30대를 운행하게 되는데 면적이 좁아 모터보트끼리 충돌하거나 교각을 받을 위험이 있다.
특히 전철교∼올림픽대교간 10만평을 이용할 (주)오주수상의 경우 너비가 7백m, 직선거리가 5백여m밖에 안돼 가장 위험하며 광진교상류 15만평을 맡은 (주)라이카도 바로옆에 2백여척의 요트가 뜰 요트장이 들어서게 돼있어 충돌 위험이 있다.
보트전문가 이종필씨(49·토틀디자인 콘설턴트)는『모터보트가 시속 40노트로 달릴때 필요한 회전반경은 17∼18m가 되는데 10여만평에 10대가 뜬다는 것은 절대 무리로 충돌위험이 크며 모터보트 숫자를 5대씩으로 줄이든지 좀더 넓은 장소로 옮겨야 한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강이 특히 잔잔한 호수가 아니라 평시 유속이 4노트나 되는 강인데다 양쪽에 고수부지가 있어 파랑이 심하다고 말하고 이러한 악조건에다 수면까지 협소해 1분이면 끝에서 끝까지 가게되므로 수상스키장으로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보트장=영동대교상류 뚝섬앞에는 수면 20만평에 보트장을 만들어 4개업체가 4백대의 보트를 운영할 계획.
그러나 보트장 바로 하류에 유람선 뚝섬선착장이 들어서고 이곳에서 보트장 가운데를 질러 잠실선착장으로 가도록 유람선 코스가 정해져있다. 따라서 시속 8∼10노트(15∼18·5km)의 속도로 달리는 유람선이 보트장 사이를 뚫고 운행할 경우 충돌의 위험이 있으며 보트놀이하는 이용객들이 불안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서울시의 말=수상스키 업체로 선정된 3개회사가 각각 15∼20척씩 띄우겠다고 신청, 우선 10척씩 30척을 승인했으나 안전성을 검토하지 못했다. 바지선도 장마때 문제가 될듯해 바닥면적을 1백42평으로 제한했지만 떠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안전대책을 전문기관에 맡겨 세우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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